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

고통 없고 몸 상하지 않게 하는 의술 목표
가정의학·정신건강·영양학 등 통합 진료
방사선 치료도 적극 시행… 환자 통증 줄여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은 다른 병원에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거나 재발해 더이상 치료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은 환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이다. 서양의학, 한의학, 보완대체요법을 모두 동원해 암환자의 치료와 삶의 질 유지를 목표로 만들어진 병원이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과학적인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는 치료법은 모두 활용한다. 지난 2월 오픈하면서 내건 병원의 철학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치료 ▲환자의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는 치료 ▲고통 없는 치료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인천가톨릭의료원은 이미 2011년부터 인천성모병원에서 전이재발암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증 덜고 면역력 키우는 보완대체요법 병행

전이재발암병원은 통합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같이 암을 직접 치료하는 진료과 외에도 면역치료를 담당하는 가정의학과, 환자의 불안감을 없애고 치료 의지를 북돋아주는 정신건강의학과, 뭉친 기혈을 풀어 몸의 재생능력을 보완하는 한의학, 음식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영양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료와 치료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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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치료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환자가 의료진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이 병원에서는 흔한 일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세포 제거를 위한 항암·방사선 치료는 혈소판이나 백혈구 등 면역성분도 함께 손상시키기 때문에 치료 후 환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 때 뜸, 침, 한약재 등을 이용한 한방치료를 받거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으면 면역력이 회복돼 건강상태도 좋아질 수 있다. 운동치료로 척추를 교정하면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회복되고 다도(茶道), 명상, 호흡법 등을 익히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 효과가 있다.

이런 치료법은 암을 이기는 힘을 키워주기 때문에 보완적인 치료법으로 서서히 인정을 받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은 일반 병원에서는 채택하지 않는 보안대체 치료법 중에 어느 정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것들을 모두 동원한다. 무분별한 민간요법과는 다르다. 국제성모병원 기선완 기획실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우리가 하는 통합치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의 절박함을 이용해 혹세무민하는 치료와는 다르다"며 "데이터가 적어 과학적인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타당한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 편하게 해주는 방사선 치료도 적극적

암이 척추나 골반에 전이되면 통증이 심하고 신경까지 침범하면 마비가 돼 움직이지 못해 욕창이 생기기도 한다. 암이 커져 혈관을 누르면 혈액순환이 나빠져 부종이 생기거나 그 자체가 다른 장기를 압박할 수도 있다. 말기 암 상태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환자가 아무리 치료를 원해도 의사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통증만 줄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암환자는 암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암 부작용이나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염증, 영양결핍 같은 합병증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국제성모병원은 이런 상태의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전이재발암병원 이종두 병원장은 "말기 암이라고 해도 뼈에 전이된 암을 없애거나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국소 방사선 치료를 하면 환자의 통증이 줄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세포에 고주파를 흘려 보내 암세포를 태워 없애는 온열치료기도 전이재발암 치료에 많이 쓰인다.

◇대학병원 중 호스피스 병상 가장 많아

국제성모병원이 전이재발암 치료만큼 신경을 쓰는 것이 호스피스다. 병원 한 개층의 절반을 호스피스 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의 호스피스 병상 수는 대학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서울성모병원(23병상)보다도 많은 43병상이다. 가톨릭 재단이 운영하지만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보호자 대신 사회사업사, 간호사, 종교인들이 환자를 돌본다. 움직일 수 있는 환자는 다인실에서 보호자 없이 지내다가 연명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면 1인실에서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