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젊은층 '급성' 하반신 저림 나타나…노년층 '퇴행성' 허리 통증 유독 심해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10/15 05:00
허리디스크
젊은 층, 나쁜 자세·무리한 운동 원인
고주파내시경술·경막외신경성형술 등
국소마취… 당뇨·고혈압 환자도 가능
주부 한모(62·서울 강남구)씨는 지난 여름부터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파서 한 시간도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허리가 펴지지 않았는데, 최근 병원에 갔다가 퇴행성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허리디스크는 요추(허리 척추)에 있는 디스크(수핵)가 밀려 나와 척추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은 노화나 외부 충격 등으로 다양한데, 어떤 이유에서건 디스크의 수분이 줄고 탄력이 떨어지면 디스크가 튀어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젊은 층이 겪는 급성 디스크와 장·노년층이 겪는 퇴행성 디스크의 증상이 약간씩 다르다. 디스크의 원인별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30~40대 허리디스크는 다리저림 동반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수핵과 이를 감싸는 섬유질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외부에서 심한 충격을 받거나 안 좋은 자세를 취하면 디스크에 무리가 가 수핵이 튀어나올 수 있다. 수핵이 섬유륜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면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엉덩이·허벅지·발가락에 찌릿한 통증이 생긴다. 젊은 사람은 수핵의 탄력이 강한 편이라서, 섬유질이 한 번 찢어지면 수핵이 빠르게 빠져나와 통증이 급격히, 심하게 생긴다. 김영수병원 김영수 병원장은 "처음에는 한 쪽 다리에만 증상이 생기다가, 병이 심해질수록 반대쪽 다리에도 통증이 온다"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다리 감각이 둔해지면서 마비 증세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대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퇴행성 디스크는 허리 통증 극심
젊은 층이 주로 겪는 급성 디스크에 비해, 장·노년층의 퇴행성 디스크는 다리 통증이 적은 편이다. 대신 허리 통증을 심하게 호소한다. 허리가 아파서 오래 앉아 있기 힘들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허리 통증이 극심해지며,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을 정도로 증세가 심하다. 김영수병원 김도형 원장은 "젊은 층에 비해 다리 통증이 덜 한 이유는 디스크가 서서히 빠져 나와 신경을 조금씩 자극, 통증에 서서히 익숙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퇴행성 디스크 환자는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 보면, 디스크 부위가 까맣고 척추 뼈 마디끼리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가 조금씩 눌려 닳아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쿠션 역할을 해야 할 디스크가 없어서 허리 통증이 심한 특징이 있다.
◇고주파내시경으로 30분 만에 치료
허리디스크는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디스크 환자의 90%는 비수술 치료를 한다. '고주파내시경시술'이 대표적인데, 직경 7㎜의 가느다란 특수 내시경을 디스크에 꼽고 고주파열을 쏜 다음 디스크 잔해물을 뽑아내는 시술이다. '수핵성형술'은 영상 장치로 디스크를 보면서 고주파 바늘을 삽입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줄이는 시술이며, '경막외신경성형술' 꼬리뼈 부위로 1~2㎜의 관을 넣어 염증 등을 없애는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런 시술은 국소마취로 이뤄지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받을 수 있다. 김영수 병원장은 "빠져 나온 디스크와 신경의 사이가 너무 좁거나, 디스크가 돌처럼 딱딱해졌거나, 파열 정도가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