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 환자 150명 대상 조사 결과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들이 약을 한 달 이상 꾸준히 먹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팀은 2011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단국대병원에서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중·장년 150명을 대상으로, 약을 꾸준히 먹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첫 처방을 받고 한 달 뒤 병원을 다시 찾아 재처방을 받은 환자는 52%(78명)에 불과했다. 한 달만 약을 먹고 중단한 환자가 48%나 됐다. 약 복용을 중단한 이유는 평생 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48.6%(35명)로 가장 많았다. 이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6월호에 실렸다.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혈액 속 지방 수치를 낮추기 위해 장기간 약을 먹어야 한다. 식사를 포함한 생활습관을 바꿔서 혈액 속 지방 수치가 낮아지면 약을 끊을 수 있지만, 최소한 환자의 올바른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6개월 정도까지는 약을 먹어야 한다. 정유석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당장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라며 "상당수의 환자가 아프지도 않은데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고혈압, 당뇨병에 비해 덜 알려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혈액 속 지방 수치가 높은 상태에서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것은 심뇌혈관질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주로 쓰이는 약은 스타틴 제제로,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질(LDL, low density lipoprotein)과 중성 지방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매일 하루에 한 알을 꼬박 먹어야 효과가 이어진다. 정유석 교수는 "1~2일 정도 빼 먹는 것은 크게 상관없지만, 그 이상 먹지 않으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불시에 혈관이 막히고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상지질혈증

총콜레스테롤 230㎎/dl 이상, LDL콜레스테롤 150㎎/dl 이상, 중성지방 200㎎/dl 이상, HDL콜레스테롤 40㎎/dl 미만 중 한가지라도 해당되면 이상지질혈증으로 본다. 혈관이 좁아져서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