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 문제… 찔리는 듯한 통증·저림 증상 나타나고 본인만 차갑게 느껴
'수족냉증(手足冷症)'하면 보통 차가운 손발을 떠올리지만, 손발이 따뜻한 수족냉증도 있다. 온냉(溫冷)의 차이는 원인질환에 따라 다르다.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은 말초혈관에, 손발이 따뜻한 수족냉증은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오지영 교수는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하고, 이에 따라 증상도 다르기 때문에 치료에 앞서 정확한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고 말한다.말초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혈액 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에 심장에서 먼 손발이 차갑다. 대표적인 질환이 레이노증후군과 말초혈관 동맥경화증이다. 반면 당뇨병이나 알코올 중독, 반복적인 신체 압박으로 인해 말초신경병증이 생기면, 손발 감각이 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즉, 만져보면 차갑지 않은데 본인은 손발이 차갑다고 느끼는 것이다. 미세하지만 증상이 다르다. 말초혈관이 문제라면 해당 부위가 실제로 차갑고, 피부가 흰색이나 자주색으로 변한다.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면 환자 자신은 손발이 시리고,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아프거나 저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말초혈관 문제로 생기는 수족냉증이 있다면 추위를 피하고 문제 부위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혈관수축물질 차단제나 근육이완제 등 약물이 필요하다.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수족냉증은 원인 질환을 우선 치료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이라면 금주를 해야 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조절을 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안석원 교수는 "말초신경병증이 심하면 팔다리 근육이 마비돼 글씨를 쓰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