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르몬 줄고 피부장벽 깨져… 검버섯 생기고 건조증 심화, 스킨·로션·자외선차단제 써야
중년 남성도 기초 화장품(피부 관리를 위해 기본적으로 쓰는 화장품)을 발라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수분 감소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면도를 장기간 한 탓에 피부가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검버섯·광선각화증(피부에 울긋불긋한 반점이 생기는 것) 같은 피부 질환도 잘 생긴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미용에 신경 쓰는 여성처럼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모두 바를 필요는 없지만, 피부 건강을 위해 스킨, 로션, 자외선차단제는 바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40대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잘 안 나오면 피부의 유분(기름기)이 줄고, 수분이 과도하게 증발한다. 노화로 인해 피부장벽이 깨지면 피부 속 유분과 수분의 균형이 잘 안 맞는다. 남성 피부 속 수분량은 원래 여성의 3분의 1 수준인데, 나이가 들면서 수분량이 더 줄면 피부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잘 생긴다. 피부가 땅기는 느낌이 심해지거나 입 주변에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고, 피부 트러블도 잘 생긴다. 이때 기초 화장품을 바르면 증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이상준 원장은 "세안을 한 후에 스킨을 바르면 피부 속 수분이 채워지고, 로션을 덧바르면 유분·수분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면도 후에도 마찬가지다. 면도를 하면 수염뿐 아니라 피부의 각질층도 함께 벗겨진다. 피부의 보호막이 사라지는 셈이다. 각질층이 반복적으로 벗겨지면 피부 자체가 예민해져 트러블이 나거나 푸석푸석해진다. 면도 직후에 스킨을 발라서 피부를 진정시키고, 로션으로 피부 장벽을 대체하면 좋다.
◇검버섯 막는 데는 자외선차단제가 효과적
자외선차단제는 피부 질환을 막기 위해 꼭 발라야 한다. 이상준 원장은 "중년 이후에 자외선을 쬐면 피부 속 멜라닌 색소가 자극을 받아 광선각화증, 일광화상, 두드러기 등이 잘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골프, 등산 등 야외 활동을 많이 할수록 햇빛을 많이 받아 이런 위험은 더 커진다.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햇빛에 의해 조금씩 피부 손상이 일어나다가 이것이 모여서 결국에는 주름살, 반점, 검버섯 등이 생기고 피부 노화가 촉진된다. 남성에게 맞는 자외선차단제는 유분기가 거의 없는 로션 타입이나, 오일 프리(Oil-Free) 제품이 좋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지 분비량이 많기 때문에 유분기가 많은 자외선차단제를 쓰면 오히려 피부 트러블이 생기거나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스킨과 로션을 먼저 바르고 외출하기 30분 전쯤에 바르면 된다.
◇스킨은 남성 전용 제품 써야
남성은 반드시 남성 전용 제품을 써야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스킨, 주름개선 화장품을 제외한 다른 화장품은 여성용을 써도 무방하다. 남성용 스킨에는 여성용보다 알코올이 많이 들어 있어서 면도 후 피부 소독 및 진정 효과를 더 잘 낸다. 로션은 남성용이 여성용에 비해 유분기가 적은 편인데, 여성용 로션도 유분·수분의 균형을 맞춰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고르기만 하면 남성이 써도 괜찮다. 자외선차단제도 마찬가지다.
클렌징 제품·마스크팩·여드름 전용 화장품 역시 남녀가 함께 써도 좋지만, 주름개선 화장품은 남성용을 쓰는 게 낫다. 남녀 피부 두께에 따른 흡수력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