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지나면 피부과마다 북새통을 이룬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검게 그을리거나 붉고 뜨거워지고, 허물이 벗겨지는 등 후유증을 겪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컷 놀 때는 좋았는데, 심하게 손상된 피부를 보면 후회가 밀려온다. 뜨거운 태양이 남긴 색소침착과 일광 화상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피부가 햇볕에 타는 현상은 선탠과 선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탠은 긴 파장인 자외선A의 영향으로 색소침착이 일어나 피부가 칙칙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외선A는 피부의 엘라스틴 조직을 느슨하게 해 피부 탄력을 저하하고 거친 피부 결과 주름, 처짐 등의 피부 노화를 유발한다. 이와 달리 선번은 의학용어로 '일광 화상'이라고 불리는데, 짧은 파장인 자외선B의 영향으로 염증을 일으켜 피부색이 붉어지고 따끔거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발열, 부종, 통증, 심한 경우 수포가 발생하기도 한다.

선번 증상은 선탠보다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다량의 자외선을 쬐면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피부에 붉은빛을 띄게 된다. 우리 몸은 자외선B가 표피를 통과하면 일정량까지는 방어할 수 있지만, 자외선B가 일정량 이상 투과되면 충혈증상이 계속돼 세포조직이 손상된다. 결국, 발열이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기고, 2~3일 정도 후에 피부 껍질이 벗겨져 색소침착이 남기도 한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피부 손상의 정도는 조금씩 여러번 받는 것보다 한 번에 많이 받는 것이 더 크다"며 "피부 손상이 가장 심한 경우는 햇볕을 불규칙적으로 과도하게 받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탠으로 피부가 검게 타면 원상회복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는 미백작용을 하는 비타민C 치료가 좋다. 비타민C는 피부 표피에서 흡수가 잘 안 되므로 팩이나 화장품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부과에서 비타민C를 이온화시켜 피부 깊숙이 침투시키는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선번의 경우 일단 피부 진정이 가장 중요하며, 지나치게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3~5일 정도면 붉은 기가 사라지고 회복되지만, 피부 회복이 늦고 진정이 잘되지 않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레이저 치료보다는 멜라닌 색소 생성억제 및 손상된 피부세포를 재생·촉진하는데 효과적인 진정광선치료가 도움된다.
또한, 흰 피부의 경우 햇볕에 탄 후 붉어졌다가 화상 열기가 빠지면 바로 다시 하얘지기 때문에 타지 않는 피부라고 오해하고, 평소 자외선 차단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잡티, 기미 등 색소침착이 쉽게 생길 수 있어 평소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한다. 색소침착이 나타난 경우 IPL이나 젠틀맥스, 레이저토닝 등 색소레이저 치료가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