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흡연자는 커피 맛 잘 못 느낀다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7/31 10:02
커피는 유독 흡연자들이 선호하는 기호식품이다. 흡연 후 마시는 커피 한잔이 삶의 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흡연은 커피의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담배의 독성물질이 커피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미각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흡연을 하면 입안이 건조해지는데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미각이 둔해지는 등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외에도 흡연은 충치, 잇몸병, 입 냄새, 치아 변색 등 각종 치과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입안은 담배가 들어오는 첫 관문으로 흡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흡연을 하면 충치나 잇몸병 등 치과 질환을 유발할 뿐 만 아니라 미각을 감퇴시키기도 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여러 가지 맛 중에서도 특히 쓴맛에 둔감해진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프랑스 피티에-살페트리에르 병원 연구진이 흡연자와 비흡연자,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 등 총 45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단맛과 쓴맛, 신맛, 짠맛에 대한 미각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흡연자의 13%,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19.8%,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의 26.5%가 카페인의 쓴맛을 정확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담배 연기 속의 독성 물질이 혀의 미각 기관인 미뢰에 영향을 미쳐 특정 미각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담배를 피우다 끊은 경우에도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은 한번 손상된 미각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목동 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은 "흡연이 미각을 해치는 데는 담배에 포함된 특정 물질이 영향을 미치는 것과 더불어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침이 부족한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음식물이 미뢰를 충분히 자극하지 못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담배는 입속을 메마르기 하는 주범이다. 흡연은 구강 내 타액선을 위축시켜 침을 적절히 분비하지 못하게 한다. 또 흡연으로 자주 침을 뱉게 되고 담배 연기가 입속을 건조하게 해 구강 건조 증상이 악화되고 결과적으로 맛에 둔감해지기 쉽다. 이 외에도 흡연은 잇몸을 약하게 만들어 심한 경우 치아가 빠지기도 한다. 흡연은 충치의 원인인 입속 세균을 증가시키고 치석을 쉽게 쌓이게 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입안에 생기는 가장 심각한 질병인 구강암과도 연관이 있다. 구강암 환자 10명 중 9명이 흡연자라는 통계 결과도 있다.
변욱 병원장은 "흡연은 입안을 건조하게 해 입속 세균이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담배 속 니코틴과 타르의 끈끈한 점성은 치석을 두껍게 쌓이게 만들어 염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염증이 진행되면 치아를 지탱하지 못해 발치를 해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연을 실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담배를 끊는다고 해서 단번에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금연이 지속될수록 입 냄새도 덜하고 잇몸이 욱신거리는 증상도 줄어든다. 흡연 욕구가 생기면 물을 마시거나 양치질을 해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설탕 없는 껌이나 사탕도 금연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