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일반 고혈압보다 훨씬 무서운 '숨은 고혈압(아침·밤중에만 고혈압 상태)'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07/23 09:11
낮 시간엔 혈압 재도 안 나타나…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 증가
'아침 고혈압' 환자, 취침 전 약 복용
◇아침·한밤에만 높아지는 '숨은 고혈압'
▷아침 고혈압=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2시간여 동안 최고혈압이 160~180㎜Hg까지 급격히 높아진다. 나머지 시간에는 혈압이 정상이거나 약간 높은 정도다. 보통 사람의 경우, 아침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많이 분비돼 최고혈압이 10㎜Hg 정도 오른다. 아침 고혈압 환자는 그 정도가 심해 30㎜Hg 정도 오른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아침 고혈압 환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정도가 크고, 혈압을 올리는 레닌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야간 고혈압=평상시에는 혈압이 안정적인데, 잠을 자는 동안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150~160㎜Hg으로 높아진다. 밤에는 아침과 반대로 몸이 이완하면서 카테콜아민 등이 감소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혈압이 낮보다 10~20%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한성우 교수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서 잠을 자는 중 교감신경이 억제되지 않고 활성화되거나, 당뇨병·만성콩팥병·수면무호흡증 같은 질병 때문에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심근경색·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 커
따라서 50대 이상 중에서 평소 두통이 심하거나, 어지럽거나, 아침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 측정 때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혈압을 세밀하게 재봐야 한다. 24시간 혈압측정기(30분 단위로 하루 종일 혈압을 측정·기록해주는 기계)를 사용하면 숨은 고혈압을 찾을 수 있다.
◇야간 고혈압 있으면 약 두 번 복용
숨은 고혈압이 있다면 약 복용 시간을 조절, 혈압이 높을 때 약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보통 고혈압약은 아침 식사 후 한 번 먹는데, 아침 고혈압이 있으면 자기 전에 먹는 게 좋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해억 교수는 "고혈압 약 효과는 보통 복용 뒤 4~6시간 정도 지나야 최대로 발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간 고혈압이 있으면 하루 두 번(아침 식사 후, 저녁 식사 후) 먹어야 한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약 효과가 최대한 발휘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고혈압·최저혈압
심장이 혈액을 뿜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힘을 최고혈압(수축기 혈압), 온몸을 돌고 돌아온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들어갈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힘을 최저혈압(이완기 혈압)이라 한다. 최고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최저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