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소화제·지사제 필수… 상처 회복 돕는 습윤 밴드도
산에 간다면 '해충퇴치제', 바다로 간다면 '화상연고'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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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산이나 바다 등 야외 활동이 활발한 휴가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휴가 중에는 들뜬 마음에 조금만 부주의해도 화상, 타박상, 식중독 등 응급 상황에 처하기 쉽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한철 교수는 "7~8월에는 주요 관광지의 병원 응급실 환자 수가 평소보다 10~15% 증가한다"고 말했다. 휴가를 떠날 때 약을 몇 가지만 챙겨도 응급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다. 휴가 때 꼭 챙겨야 할 필수 약품을 알아본다.

진통제는 반드시 챙기는 게 좋다. 갑자기 생긴 두통, 복통이나 손·발목이 삐어 생기는 심한 통증을 완화하고 감기로 인한 고열을 낮춘다.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유기철 교수는 "해열·염증 완화·진통의 세 가지 효과를 모두 지닌 진통제는 여행 중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늘어난 활동량 탓에 근육통이 오거나 발목을 접질렸을 때를 대비해 물파스(신신제약), 멘소래담(한국멘소래담)과 같은 근육·인대 통증 완화제를 챙길 필요가 있다.

소화제와 지사제도 필수품 중 하나다. 유 교수는 "휴가 중에는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먹으면서 위장에 자극이 가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잘 생긴다"고 말했다.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는 원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한두 번 정도는 놔두는 게 좋지만, 세 번 이상 반복되면 탈수(脫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을 먹는 게 좋다.

넘어지거나 긁혀서 생기는 상처를 대비해 상처 회복 기능이 함께 있는 습윤 밴드도 챙겨야 한다.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해 빠른 회복을 돕는다. 다만 밴드를 붙이기 전에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어 세균을 없애야 한다. 일반 밴드를 붙일 때는 후시딘 같은 연고를 먼저 발라야 한다.

산에 갈 때는 해충퇴치제를, 바다에 갈 때는 화상(火傷)연고를 꼭 챙겨가는 게 좋다. 산에는 벌, 모기와 같이 사람을 쏘거나 무는 벌레들이 많다. 한 교수는 "해충퇴치제는 상처 부위를 피해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벌레에 물려 생기는 가려움증을 없애는 버물리(현대약품), 써버쿨(녹십자)도 빼놓으면 안 된다. 해변에서는 햇볕을 오래 받으면서 피부가 빨갛고 화끈거리는 1도 화상을 입기 쉬운데, 화상 부위에 연고를 바르거나 습윤 밴드를 붙여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수건, 비닐봉지, 돗자리 같은 생활용품을 활용한 응급 상황 대처법도 알아두자. 손수건과 비닐봉지는 발목이나 손목을 삐었을 때 땅 속의 차가운 흙을 담아 상처 부위를 냉찜질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돗자리는 팔다리가 부러졌을 때 부상 부위를 감싸 고정하는 부목 대신 쓸 수 있다. 벌이나 해파리에 쏘였을 때 벌침·자포(독이 든 세포 기관)를 피부 밖으로 빼는 데는 신용카드가 유용하다. 카드를 옆으로 눕혀 쏘인 방향과 반대쪽으로 살살 긁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