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엄마, 소변 볼 때마다 아파"… 여섯 살 딸아이가 '질염'?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07/16 06:00
10세 이하 어린이도 잘 걸려
분비물·가려움 호소하면 의심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어린이는 질벽이 얇고, 질의 입구를 막아 보호하는 대음순·소음순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며 "팬티에 분비물이 서너번 이상 묻어나거나 가려움을 호소할 때, 출혈이 생겼을 때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염의 25~75%는 비특이성 질염이다. 면역력 저하로 질에 상주하는 균이 갑자기 늘어나서 생긴다. 나머지는 대부분 세균성 감염인데, 어린이의 경우 포도상구균(50%), 대장균(30%) 감염이 가장 흔하다. 포도상구균은 지저분한 손으로 성기를 만질 때 옮고, 대장균은 배변 후 휴지로 항문을 닦는 과정에서 대변 속 대장균이 질로 이동해 옮는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훈 교수는 "여아를 둔 부모는 자녀가 배변 후 항문을 닦을 때 반드시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 주변에 습기가 차 생긴 곰팡이균(진균)도 질염을 유발한다.
질염은 대부분 성기를 깨끗이 씻고 바람을 잘 통하게 하면 금세 낫는다. 염증 부위에 자극을 주는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고, 말릴 때도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이 닦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1~2주 정도 항생제 성분의 약을 바르거나 복용해야 한다. 합성섬유보다는 100% 면 으로 된 속옷을 입고, 꽉 끼는 바지나 스타킹은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