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미간 찌푸리며 눈 깜박거리는 아이, 눈병 아닌 틱장애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7/16 07:30
소아·청소년 틱장애… 19세 이하 3~4%가 환자 추정
이상 행동·소리 수십가지 증상… 꾸짖거나 스트레스 주면 악화
소아·청소년에게 많은 정신·행동 장애의 일종인 틱장애의 수십 가지 증상 중 일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지난해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1만4365명(같은 연령대 인구의 0.1%)이 틱장애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띄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틱장애 증상을 보이는 소아·청소년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3~4%가 틱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틱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행동과 비슷한 게 많다. 얼굴, 어깨, 팔, 다리 등을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운동틱,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음성틱이라고 하는데, 워낙 증상이 많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틱은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자신의 행동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나 부모가 그 행동을 나무라거나 강제로 고치려고 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천근아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러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개를 까딱거리던 아이가 욕설을 중얼거리거나 온몸을 흔드는 행동도 함께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운동틱과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1년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뚜렛증후군'으로 부른다. 심하면 학습장애, 우울증 등 심리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성인 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틱장애 진단을 받더라도 당장 치료를 시도하기보다는 당분간 지켜보는 게 좋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는 "소아·청소년 틱장애의 30% 정도는 1년 이내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상 행동을 꾸짖거나 호들갑스럽게 격려하면 아이가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스트레스를 받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행동을 억지로 고치려 하지 말고 그대로 두면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상담, 집중력·학습력 향상 치료, 행동요법(스스로 틱장애 증상을 조절하도록 훈련), 약물치료 등 정신과적 치료를 해야 한다.
☞틱(tic)장애
자신도 모르게 얼굴·목·어깨·팔·다리 등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 뇌 구조 이상, 호르몬 분비 이상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