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얼음물 마시는데 이가 '찌릿'하다면…양치습관 돌아봐야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 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장지현 교수
입력 2014/07/09 14:43
회사원 안모(42) 씨는 얼마 전 운동을 마치고 차가운 음료를 마시다 어금니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안 씨의 이런 증상은 찬 음료나 빙과류를 자주 먹는 여름에 유독 심했다. 단순히 찬 음료 때문으로 생각해 검사를 미뤄온 안 씨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해져 결국 치과를 찾았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통 차가운 음료 및 음식을 먹었을 때, 이에 통증을 느끼면 "이가 시리다"고 말하는 데 이런 증상이 '상아질 지각과민증'이다. 치아는 본래 혈관과 신경을 가진 살아있는 조직이므로 찬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살짝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찬물을 마신 후에도 시린 증상이 지속되거나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동반한다면 상아질 지각과민증을 의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찬 음료뿐 아니라 뜨거운 음식에도 통증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상아질 지각과민증이 심해져 치아의 신경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경우로 근관치료(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구강위생 불량, 노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잘못된 양치습관도 주요 원인이다. 강한 힘으로 치아를 박박 문질러 닦으면 약한 힘으로 닦을 때보다 치아가 더 깨끗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강한 힘으로 장시간 양치를 하면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상해 법랑질(잇몸의 머리 표면을 덮고, 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의 투명하고 단단한 물질)이 닳아 없어지고, 내부 상아질까지 노출될 수 있다. 또, 좌우 방향으로만 양치질할 경우 치아 마모를 부추겨 치아 안쪽에 '치수'라는 치아신경과 혈관이 겉으로 노출된다. 이 경우 상아질 지각과민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히 힘을 주고, 위아래 방향으로 닦는 것이 좋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치아의 파임 정도와 상아질 노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지각과민을 둔화하는 시린 이 치약을 최소 3주 이상 사용하거나 약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처방으로 상태가 완화되지 않는 경우 패인 치아 뿌리 부분을 치아 색과 같은 색의 화학물질인 레진으로 매워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치아 마모가 심해 치아 깊은 안쪽 신경이 노출 된 경우 단순한 레진치료나 약제 코팅 등으로 치료되지 않으므로 근관치료(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보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여름철 더위 해소를 위해 먹는 차가운 음료나 음식들이 주는 자극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치아의 신경과도 연관된 질환이므로 증상이 느껴지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치과를 찾아 초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