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약 복용법
임신부들은 뱃속의 아이를 걱정해 약 먹는 걸 꺼린다. 하지만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감기약과 소화제는 특정 성분의 약을 제외하곤 대부분 태아에게 안전하다. 심지어 태아의 몸속 기관이 한창 형성되는 임신 초기(5~10주차)에도 임신부가 심한 고열에 시달리거나, 소화 불량으로 식사를 오래 거를 경우라면 약을 먹는 게 태아 건강에 더 낫다고 한다.임신부가 38도 이상의 고열에 오래 시달린다면 해열제를 먹는 게 낫다. 고열로 인해 태아가 기형이 될 확률이 약을 먹을 때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연경 교수는 "임신 초기에 생기는 고열은 태아의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신경관에 이상을 유발해 무뇌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부가 장기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면 태아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소화제를 먹어서라도 식사를 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콧물, 기침, 가래 등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태아에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또 베아제(대웅제약), 훼스탈(한독) 같은 일반 소화제, 라니티딘 성분의 제산제는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임신부의 소화 증상을 개선한다.
다만 비(非)스테로이드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슈도에페드린(코막힘 해소) 성분의 감기약, 생약 성분이 든 까스 활명수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소염진통제는 유산이나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고, 슈도에페드린은 임신 초기에 복용할 경우 1만명 중 2~6명의 태아에게 복벽개열증(위나 장의 일부가 복벽을 뚫고 나오는 것)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됐다. 생약(生藥) 성분을 복용해도 태아가 안전한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