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유전보다 식습관·흡연·스트레스가 병 유발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06/18 07:00
자가면역질환 원인과 증상
장기 손상 전 치료해야 10~20% 완치… 높은 재발률, 생활 관리 중요
자가면역질환은 유전보다 생활습관 같은 환경적인 원인 탓에 더 많이 생긴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수천 년 동안 주식으로 곡류·채소를 먹다가 최근 20~ 30년간 인스턴트 식품 등 안 먹던 식품을 먹기 시작하면서 우리 몸의 면역계에 이상반응이 일어나 자가면역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흡연이나 환경오염도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면역 체계 이상에 영향을 준다. 자가면역질환은 70%가 여성에서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이 염증반응을 활성화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타민D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비타민D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세포인 T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도움을 준다. 박성환 교수는 "한국 여성은 대부분 비타민D가 부족하다"며 "자외선을 과도하게 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은 완치 안되나
자가면역질환은 관절·콩팥 등 장기가 손상되기 전에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10~20%는 완치될 수 있다. 여기서 완치란 병이 완전히 없어졌다기 보다, 통증·부종 등 증상이 없고 혈액 내 염증 수치가 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약도 끊을 수 있다. 을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다만 재발률이 높으므로 식이요법과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자가면역질환 전 단계인 '자가면역 상태'에서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최선이다. 자가면역 상태는 혈액 속에 자가항체는 있지만 아직 특정 장기에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이다. 자가면역 상태에서는 순한 약을 쓰거나 생활습관만 잘 조절해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의심 증상과 치료법
▷류마티스 관절염=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병이다. 손가락·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 많이 생기며, 처음에는 관절이 퉁퉁 부어오르다가 시간이 지나면 뻣뻣해져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양쪽 관절에 모두 증상이 나타난다. 검사는 문진과 함께 혈액 검사를 통해 류마티스인자, 항CCP항체가 있는지 살펴본다. 영상 검사(엑스레이·초음파·MRI)도 같이 해야 한다. 항류마티스 약물과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한다.
▷루푸스=‘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증상은 콧등을 가로질러 양쪽 볼에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이 특징적이다. 허진욱 교수는 “콩팥 염증도 흔하며, 이유 없이 단백뇨와 혈뇨가 나온다면 루푸스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에서 항핵항체가 있는지 본다. 스테로이드제나 항류마티스 약물을 1차적으로 쓰고, 잘 듣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를 쓴다. 햇빛 노출은 병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강직성척추염=골반 관절부터 척추뼈까지 염증이 생기고, 그 부위가 뻣뻣하게 굳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병이다. 증상은 아침에 허리 통증이 심하고 뻣뻣하다가 운동을 한 이후에 호전된다. 팔·다리가 붓고 아플 수도 있다.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MRI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는 항류마티스 약물과 생물학적 제제 등을 쓴다.
▷베체트병=작은 모세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구강궤양이다. 피부에 1~2㎝ 크기의 반점이 빨갛게 올라오고 누르면 통증이 있거나, 안구충혈이 나타날 수 있다. 증세가 심해지면 뇌혈관염·장염 등으로 발전한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용범 교수는 “베체트병은 확진 검사가 없다”며 “1년에 3회 이상 구강궤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피부질환·안질환·음부궤양 등이 나타나면 진단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스테로이드제 등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