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봉독(蜂毒)치료로 어혈 제거… 염증 80% 줄여

자가면역질환 한방 치료
혈액 순환 잘 되는 게 관건

한의사들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혈액 순환 장애로 생긴 어혈(瘀血)로 본다. 어혈은 세포에 산소·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잃어버린 비정상적 혈액이다. 어혈이 신체 어느 곳에 달라 붙느냐에 따라 자가면역질환의 종류가 달라진다. 어혈이 관절 속 활막에 달라붙으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점막에 붙으면 베체트병이 생긴다.

따라서 자가면역질환의 한방 치료는 어혈 제거와 혈액 순환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이재동 교수는 "증상이 있는 부위의 어혈만 풀어줘도 통증·염증 완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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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혈액 순환 장애로 인한 어혈로 본다. 침 끝에 벌의 독을 묻혀 질환이 있는 부위에 놓는 봉독치료를 하면 어혈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제공
어혈을 없애는 데는 봉독(蜂毒)치료, 옻나무약 등이 쓰인다. 봉독치료는 벌의 독을 묻힌 침을 어혈이 달라붙어 있는 자리, 즉 자가면역질환이 생긴 자리에 놓는 것이다. 이 교수의 임상연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봉독치료를 두 달간 시행했더니 통증과 염증이 완화돼 질환이 82% 개선됐다. 옻나무약은 피를 맑게 해서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어혈을 푸는 치료는 증상 완화가 목적"이라며 "완치 효과를 보려면 어혈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법은 혈액 순환이 안 되는 이유에 따라 나뉜다. 혈액량이 적어 그런 것이라면 음식을 소화해 피를 만들어내는 위의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귤 껍질, 인삼을 달여 마시고 소화가 잘 되도록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게 좋다.

피는 잘 만들어지는데 신체 구석구석으로 전달이 잘 안 되는 것은 심장·폐 기능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 체중 감량을 해서 몸속 체지방을 줄이고, 심폐기능을 높여야 한다. 녹차, 율무 등을 달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피가 걸쭉한 경우는 몸에 수분 공급을 돕는 산수유·구기자 차를 마시는 게 좋다.


/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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