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손목을 많이 스는 비질이나 걸레질은 시니어 신체에 부담을 주는 가사 활동 중 하나다. 최근 서서 사용할 수 있는 청소기나 자동 걸레 등이 나왔지만, 이것들도 무게가 만만치 않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 ‘로봇청소기’다. 혼자서 청소를 해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무턱대고 사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헬스조선 시니어> 독자가 직접 로봇 청소기를 사용해봤다.
조효석(70)씨는 젊었을 때 아내의 가사 일에 손 한 번 도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집안일에 힘들어 하는 아내가 안타깝고 소중하다. 그래서 아내를 대신해 간간히 청소도 돕고, 설거지도 돕는다. 하지만, 남자인 조씨에게도 청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가 할 때는 편안해 보였는데, 막상 하려니 청소기 몸체를 끌고 다니기도 무겁고, 구석구석 하려다보니 허리를 굽힐 일도 손쓸 일도 많았다”며 “편안하게 알아서 구석구석 청소해준다는 로봇 청소기를 사용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기본 청소 가능해
로봇청소기 룸바780은 충전기만 세팅해 놓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조씨는 “젊어서부터 기계를 잘 다룰 줄 모르는 기계치여서 부담스러웠는데,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고 기본 사용법만 알아도 청소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이 간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역 나눠 청소하기나 동선 설정하기 등은 도움 없이는 세팅하기가 어려워 아쉬웠다.
소파 밑 청소도 가능, 가구와의 충돌 적어
룸바780은 클린 버튼만 누르면 집의 모서리나 소파 아래 등 손이 잘 닿지 않는 부분까지 잘 청소한다. 조씨는 “평소 청소를 잘 안하게 되는 침대나 소파 밑의 먼지가 찝찝했는데, 그런 걱정을 덜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룸바780의 높이는 9cm. 어지간한 침대와 소파 밑의 청소가 가능하다. 가구 옆을 지나갈 때도 긁히는 소리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장애물을 인식해 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조씨는 “가구와 부딪치면 가구에 상처가 나거나 청소기가 망가질까봐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자리 세 번 청소, 미세먼지 걱정 덜어
제조사에 따르면, 룸바780은 주변의 장애물이 있는지, 먼지의 양은 얼마인지 인식한 후 먼지가 완벽하게 제거될 때까지 반복 청소를 한다. 요즘 같이 미세먼지가 많을 때 귀가 솔깃해지는 기능이다. 조씨는 “룸바 780이 청소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한 자리를 세 번 왕복 청소하길래 필터를 열어보니 먼지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며 “요즘처럼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까지도 없애주는 것 같아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루 한 번 청소했을 뿐인데, 먼지 통에는 작은 먼지 뭉치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청소 대신 여유 있게 신문 볼 수 있어
일주일간 로봇청소기를 체험한 조씨는 아침에 청소기를 작동시키고, 신문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 “예약 기능이 있어, 아침 아홉시가 되면 알아서 청소를 시작한다”며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기를 켜놓고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일은 어렵다. 청소기 작동 소리가 제법 크기 때문이다. 조씨는 “청소기 소리가 일반 청소기처럼 커서 TV를 보거나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며 “소음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턱 자동 넘기와 자동충전장치 편리
룸바는 청소가 끝났거나 충전이 필요하면 자동충전장치로 이동한다. 룸바780의 충전 방식은 두 가지다. 자동충전방식과 청소기 옆에 어댑터를 연결해 충전하는 방식이다. 조씨는 “사람이 직접 충전할 수 있지만, 자동충전장치에 자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룸바780은 어지간한 문턱은 넘어갈 수 있다. 조씨는 “1.5cm 정도 되는 문턱은 잘 넘어가는 것 같아서 편리하지만, 조금 더 높은 턱은 못 넘어 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때는 청소기에 달려 있는 손잡이를 들고 이동시켜야 한다. 리모콘이 있어서 청소기 방향을 조정할 수도 있다. 조씨는 “방향 전환을 원할 때는 리모콘을 이용하는데, 마치 실제 로봇을 조절하는 느낌이라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먼지통을 비워야 하는 시기가 오면 알려줘
먼지통을 비워야 할 때는 빨간 불이 들어온다. 조씨는 “먼지가 얼마나 찼는지 자주 열어볼 필요가 없어서 좋다”며 “먼지통을 빼는 것이 쉽지 않아 먼지통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면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