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오르면서 책상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춘곤증이라 생각하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나른한 피로감이나 오후의 졸음이 몇 달씩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피로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 20%는 간 기능의 이상이라는 통계가 있다.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TV 광고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물질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만성피로가 나타나게 된다. 간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피로는 수면부족 등에 따르는 일시적인 피로와는 달리 잠을 충분히 자도 피곤이 이어지며 지쳐서 탈진한 느낌보다 무기력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이상에 대한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평상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만성 피로가 의심되면 먼저 고단백 식품과 신선한 과일·채소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주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간 기능을 회복시켜 피로를 풀어준다는 TV 광고 속 의약품을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간에 의한 만성피로증후군에는 우루소데옥시콜리산(UDCA)이 좋은데, 이를 통해 담즙분비·배설을 원활하게 하여 간 기능을 개선하려면 하루에 600~900㎎은 먹어야 한다. 그러나 한 제약회사의 유명한 피로회복제 한 알에는 50㎎의 우루소데옥시콜리산 밖에 들어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