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조선 선비들의 버킷리스트 중국 무이산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4/01/15 15:05
중국 남동부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무이산은 그리 높지 않다. 최고봉이 해발 717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산이 명산(名山)으로 꼽히는 것은 공자(孔子)와 더불어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이며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주자(朱子) 때문이다.
중국 남송 시대(1127~1279년) 유학자인 주자(주희)는 무이산에 무이정사를 세워 후학을 양성했다. 무이산 봉우리를 굽이굽이 도는 구곡계(九曲溪)를 무릉도원이라 부르며 무이구곡가를 짓기도 했다. 그의 사상은 고려 말 성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조선시대 통치 사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의 선비들은 언제나 무이산을 마음에 품고 살았다. 무이산을 소재로 시를 짓거나 그림을 그렸다. 직접 서원으로 만들고 구곡가를 짓기도 했다. 해주 석담에 은거하며 은병정사를 세우고 고산구곡가를 지은 율곡 이이, 병산서원을 짓고 화양구곡을 즐겼던 우암 송시열, 도산서당을 세우고 도산십이곡을 노래했던 퇴계 이황 등 조선시대 학자와 선비들이 주자의 사상과 발자취를 뒤따랐다.
주자학이 탄생한 ‘선계(仙界)’ 무이산
무이산은 산동성의 태산, 안휘성의 황산, 강서성의 노산, 사천성의 아미산과 더불어 중국 5대 명산(名山)으로 불린다. 산을 에워싸고 흐르는 구곡계(九曲溪)와 36개의 봉우리, 99개의 암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봉우리에 걸린 운무(雲霧)와 수려한 산세, 무성한 대나무숲은 중국 동남부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역사적, 인문학적 가치와 잘 보존된 생태환경 덕분에 1999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됐다. 아직 한국 관광객은 많이 찾지 않지만, 중국인 사이에서는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무이산의 관광지는 크게 ▷운와, 천유, 도원동경구 ▷무이궁경구 ▷수렴동-대홍포경구 ▷일선천-호소암경구 ▷연화봉-우림정요지경구 ▷무이산민월왕성경구 등 6개 지역으로 나뉜다.
구곡가(九曲歌)의 원조 무이구곡계(武夷九曲溪)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상유선영
山下寒流曲曲淸 산하한류곡곡청
欲識箇中奇絶處 욕식개중기절처
櫂歌閑聽兩三聲 도가한청양삼성
무이산 정상에는 신선이 살고
산 아래 시원한 물줄기 굽이굽이 맑구나
그 중 빼어난 곳 알고 싶거든
뱃노래 두세 마디 한가로이 들어보세.
아홉 번 돈다는 뜻의 구곡계는 주자가 무릉도원이라 극찬하며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지은 곳으로 유명하다. 9곡의 성촌 선착장에서 1곡의 무이궁까지 9.5km에 이르는 강줄기를 따라 무이산의 풍경구를 둘러볼 수 있다. 아홉 계곡을 도는 동안 서른 여섯 개의 봉우리와 아흔아홉 개의 바위를 감상할 수 있다. 각 봉우리 마다 선인의 경구(警句)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강물은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하고 깨끗하다.
입안에 맴도는 암골화양(岩骨花香)
명산(名山)에 명차(名茶)가 난다. 빼어난 풍경, 주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차(茶)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이산은 성지이자 로망이다. 무이산 바위에서 자라는 무이암차(武夷岩茶)는 차문화의 근원이자 녹차와 홍차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무이암차의 다양한 품종 중에서도 대홍포차는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손꼽힌다. 생장 환경이 독특해 바위 틈에서 자라는데 무이산의 천신암과 구룡포의 높은 바위 절벽에서만 볼 수 있다.
명사(名士)와 함께 떠나는 중국 무이산 힐링여행
헬스조선은 3월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무이산 힐링여행’을 개최한다. 향기 가득한 차밭 산책, 천유봉 트레킹, 대나무 뗏목을 타고 즐기는 무이구곡계 유람, 장예모 감독의 ‘인상대홍포’ 공연 관람이 핵심 일정. 5성급 호텔에서 묵으며 약선 요리를 먹는다. 중국 복건성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하문까지는 대한항공편을 이용하고, 하문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무이산으로 이동한다.
한준상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철학, 교육학)가 동행하면서 인문학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