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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의 하얀 이불, 정말 깨끗할까?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4/01/01 07:45
최근 서울에 사는 한 여성이 빈대 때문에 2년째 고생 중이라며 괴로운 심정을 세스코 게시판에 털어놨다. 이 여성은 “작년 해외 여행 중 숙소에서 빈대를 만나 옮아 왔다”며 “대처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국내에 빈대를 유입하게 된 장본인이 되어 죄책감이 너무 크다”고 고백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소규모 방역 업체의 서비스를 받아봤지만 절대 박멸할 수 없었고 빈대가 내 가방을 따라, 옷을 따라, 머리카락을 따라 내가 머문 자리자리에 퍼져나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깟 빈대가 뭐 대수냐고 할 수 있겠지만, 2년 동안 고생해보니 빈대는 마음을 갉아먹는 무서운 해충이다. 조속히 여기에 대한 해법과 연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해충의 피해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위생상 문제를 야기시키거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 직접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해충이 보였을 때 느끼는 불쾌감 때문에 방제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육안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심리적 고통이 심한 해충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후진국 해충이라 여겨졌던 빈대, 책벌레로 불리며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먼지다듬이가 대표적. 이들의 공통점은 침대에 혹은 그 부근에서 주로 서식해 내 침대뿐만 아니라 호텔·펜션 등 숙박업소 등에서 무방비 상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맘때쯤은 신정 등 연휴가 즐비해 국내외 여행이 늘어나 숙박업소의 새하얀 이불 속 보이지 않는 해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각 해충들의 피해 사례와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 봤다.
후진국 해충, 빈대의 역습
숙박 시설 이용 시 노출되기 쉬운 대표적인 해충은 바로 빈대다. 후진국 해충으로 여겨지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홀해진 해충이지만 지난 2007년 서울 한 주택에서 20년만에 빈대가 발견된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세스코 빈대 모니터링 건수는 200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1년은 전년 대비 약 18% 증가, 2012년은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2007년과 비교했을 때 9.8배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1월부터 7월까지 모니터링 된 빈대수가 작년 한 해 동안 발견된 건 수보다 무려 44%나 높게 확인됐다.
빈대 발생의 원인은 효과적인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던 DDT의 규제와 인구밀집, 해외여행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미국 등 빈대 피해가 큰 나라의 여행객이나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사람들의 가방, 옷가지 등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숙박시설 등에서 큰 피해사례를 양산 중이다. 빈대 2마리는 90일만에 성충 302마리, 알 907개를 낳고, 활동력이 왕성해 호텔 등 여러 개 룸이 있는 장소의 경우, 한 개 룸에 빈대가 발생하면 다른 룸으로 급속히 확산된다. 문제는 빈대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 해충이라는 점이다. 28종의 병원성 세균을 보유한 빈대는 발진, 소양증, 수포, 과민증을 일으키는데 하룻밤에 무려 500회 이상 사람을 물 수 있다. 심각한 피부 손상 및 2차 감염에 의한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가려움증으로 정신쇠약과 불면증 등 정신적인 피해도 야기시킨다.
해외의 경우 빈대 하나 때문에 대형 소송이 일어나는 일도 다반사다. 뉴욕 펜실베니아 호텔에서는 투숙객 6명이 빈대에 물려 1억 3천만원 소송이 발생했고, 뉴욕 피닉스 힐튼 호텔을 방문한 오페라 가수는 빈대에 150회가량을 물려 78억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빈대는 주로 카펫이나 침대의 매트리스나 다리에서 사는 습성이 있고 개인 소지품에 빈대가 옮겨 붙을 수 있으므로, 투숙 시 짐 가방이나 옷을 카펫에 내려놓지 않아야 한다. 귀국한 후에는 의류는 드라이클리닝을, 짐 가방은 새로운 것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여행 시 숙박 호텔이 해충전문기업의 빈대 관리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번식력과 확산력이 엄청나다 보니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과학적인 방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스코에 의하면 빈대 피해가 급증한 2~3년 사이 빈대 프로그램 계약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1~11월까지 2010년 동기 대비 계약율이 224% 증가한 것.
먼지다듬이 침대 ‘경악’… 불쾌지수↑
얼마 전 한 가구 업체의 침대에서 대량의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돼 크게 이슈가 된 벌레도 있다. 일명 책벌레라 불리는 ‘먼지다듬이’다. 세스코 모니터링 데이터에 따르면 먼지다듬이는 5년 전에 비해 68% 목격율이 높아졌고, 최근 신축 건물 등에서 자주 발견되며 요주의 해충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적인 흡혈 등의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불쾌곤충’으로 분류되어 불쾌감, 혐오감을 주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시키기도 하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출몰장소는 책, 침대 등의 가구, 습한 바닥, 배관 틈새, 쌀독 등이며 습기를 선호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환기, 난방, 제습 등을 통해 습기제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또한 쌀 독에서 서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쌀을 소분해서 밀폐 봉지에 담은 후 냉장보관하는 것이 현명하고, 한 번 먼지다듬이가 발생했던 쌀독은 중성세제로 잘 씻어서 말린 후, 새 쌀을 구입한 이후부터 재사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