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소아변비에 관장은 안 좋아…연령별 해결책은?

헬스조선 편집팀

17개월 된 남아를 둔 김모(32)씨는 최근 아이가 변을 보려고 힘은 주는데 3일째 변을 보지 못해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며칠간 관장을 하고 변을 묽게 해 주는 약을 먹였지만 증상이 호전되지는 않았다. 다른 병원을 찾아 아이의 상태를 말하자, 의사는 “관장을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배변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관장이 정말 배변 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소아 변비는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소아변비의 90% 이상은 특정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기능성변비다. 기능성변비란 장의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배변습관 등의 이상으로 생기는 2차적인 변비다. 이는 단단한 대변으로 인해 배변시 아프거나 힘든 증상으로 아이가 지속적으로 배변을 참게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지속되면 장의 감각수용기가 무뎌지고 이로 인해 직장이 이완되는 현상으로 점점 배변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기능성변비는 배변습관을 교정해 주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우선 단단한 대변을 해소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단한 대변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식이요법이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여 수분과 섬유소 섭취를 증가시키고, 우유섭취를 조금 줄여주는 것이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권장하는 식이 섬유 섭취량은 2세 이후에서 하루 0.5g/kg 혹은 나이+(5~10)g이다.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충분한 물을 먹는 것이 변비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야채와 과일을 먹일 때는 주스보다는 강판에 갈거나 통째로 먹이는 것이 좋고, 변비가 있을 때 생우유, 아이스크림, 치즈, 초콜릿, 과자류, 감 등의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갓난아기의 경우에는 이런 식이요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아기가 변을 볼 때마다 너무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얇은 비닐장갑을 끼고 새끼손가락에 바세린을 발라 항문 입구를 넓혀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이유식 시기인 4~5개월이 되면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차츰 증가시켜 아기의 장이 커진 만큼 대변을 만들 거리를 제공해 주어야 변이 잘 나온다. 특히 이 시기에는 수분 부족이 생기기 쉬우므로 물을 충분히 먹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살이 지나면 밥과 반찬이 주식이 되어야하고, 우유는 하루 두세 컵 정도(500㎖ 넘지 않도록) 주는 것이 적당하다. 세살 이하 어린이 변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이다. 생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미세한 위 장관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우유 외에 먹는 음식의 양이 줄어 섬유질 부족으로 변비가 생기거나 빈혈이나 영양장애를 초래 할 수 있다.   

만2세 전후가 되면 대소변을 가리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무리해서 너무 일찍 시키는 경우 스트레스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일단 좀 쉬었다가 아이가 스스로 다시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변기에 앉은 후 15분 이상 지나도 변을 보지 못하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도록 한다. 때로는 항문에 생긴 상처 때문에 변을 참아서 변비가 생기기도 하므로 변보기를 꺼리는 아이는 항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성인용 변기에 배변하는 경우에는 적당한 높이의 발받침을 사용하여 골반 근육의 수축에 따른 적절한 항문 직장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호자 임의로 관장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주 관장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관장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며, 관장을 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기능성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변비가 생긴 근본적인 원인이 항문 주변의 통증이나 배변의 어려움, 두려움이므로 장하는 것 보다는 식사 습관을 바꾸고, 물을 많이 마시고, 많이 움직이게 해, 배변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현 교수는 “변비 치료 후에도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수년 이상 장기간 변비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며 “변비를 막기 위해서는 대소변 가리기를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배변을 못하더라도 화장실에 가는 것 자체를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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