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로 혈관세포를 만드는 의학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쉽게 얻을 수 있는 피부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심혈관도 재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은 실험용 생쥐의 피부에서 섬유모세포를 분리하고, 여기에 혈관내피세포가 생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11개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이용해 과발현시켰다. 11개 유전자가 과발현된 섬유모세포 중 일부에서 혈관내피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타이투 수용체(Tie2)가 발현함을 발견했고, 11개 유전자 중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Tie2 발현을 유도하는 5개 유전자 조합을 찾아냈다. 이 5개 유전자가 과발현된 섬유모세포는 혈관내피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탈바꿈했다. 탈바꿈한 유도혈관내피세포는 실제 혈관내피세포와 유사한 형태와 성상, 유전적 특징을 나타냈고, 배양접시 위에서 모세혈관도 형성했다.
이어 다리 혈관을 묶어 허혈을 유도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섬유모세포를 주사한 그룹(대조군)과 유도혈관내피세포를 주사한 그룹(비교군)으로 나눠 새로운 혈관 형성과 혈류 회복의 정도를 비교했는데,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혈류 회복이 2배 가까이 호전됐다. 이는 주입된 유도혈관내피세포가 새로운 모세혈관을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형광염색을 통한 현미경적 검사로 확인했다.
김효수 교수는 “쉽게 얻을 수 있는 (피부)세포로부터 다량의 혈관세포를 바로 순수하게 만들어냄으로써 혈관재생 치료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