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소변·대변 오래 참다 실신…몸이 과도하게 '안정'한 탓
이해나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2/05 09:00
대학생 유모(23·서울 성동구)씨는 최근 부산으로 여행을 가던 중 갑자기 변의를 느꼈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막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한참을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쓰러지고 3분 정도 흐른 뒤 다시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유씨는 자신이 왜 쓰러졌는지, 몸에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실신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장 질환 등 질병에 의해서도, 약물복용이나 평소 생활습관 탓일 수도 있다. 다양한 실신의 원인 중 대표적인 원인 질환 두 가지를 알아본다.
◇전체 실신 절반은 '미주신경' 때문
미주신경성 실신은 사람이 당하는 전체 실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미주신경은 우리 몸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부교감신경이라고도 불린다. 심장과 우리 몸 곳곳의 혈관에 영향을 미쳐서 심장박동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작용하면 심장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뛰거나 혈액이 잠시 동안 뇌에 공급되지 않아 의식을 잃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나타나는 것이다. 40세 미만 실신의 68%, 40~60세의 49%, 60세 이상의 34%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연구가 있다. 심뇌혈관 문제로 실신하는 경우는 전체 실신의 10~20% 정도이며, 빈혈·귀의 평형감각 기관 이상·간질 등도 실신을 유발하지만 빈도는 그리 높지 않다.
미주신경성 실신이 왜 일어나는지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혈압을 올리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교감신경이 심하게 흥분하면 미주신경이 이를 억누르기 위해 평소보다 과도한 작용을 하다가 오작동이 잘 일어나는 편이다. 오래 서 있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 심하게 기침을 한 직후, 소변이나 대변을 오래 참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는 것이 대표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기립성 저혈압' 노인 실신 원인중 1/3 차지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서 잰 혈압보다 일어나서 2분 후 잰 혈압이 20㎜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는 하지에서 심장까지 혈액이 도달하는데 중력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지만, 갑자기 일어서게 되면 하지에 몰린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생활 속 체위 변환만으로도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증을 유발시킨다. 평소 누워있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갑자기 일어나기보다는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잠 잘 때 머리를 15~20도 이상 올린 상태로 자면 이른 아침에 저혈압 증세가 잘 나타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