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큰 아이, 디지털 페어런팅

영어도 척척, 수학도 척척, 과학도 척척. 요즘 아이들은 모두 천재 유전자를 타고났나 보다. 하나같이 어찌나 똑똑한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어느 날 길 가다 부딪힌 ‘요즘’아이가 방긋 웃으며 한 마디 한다. “아줌마, 눈 없어요?”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교육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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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선 (St.HELLo)

#4 아이를 디지털 페어런팅하라

디지털 기기는 지천에 깔려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만 해도 없는 아이가 없다. 그래서 또래 사이에 소외당할까 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주는 부모가 많다. 현대화 사회에서 디지털 기기를 차단하는 것은 원시시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결국, 아이에게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제시하는 디지털 페어런팅(육아법)이 중요한 시점이다.

Digital Parenting 1 디지털 기기, 언제 사줄까?

중요한 것은 요금제도, 기기의 종류도 아닌 ‘언제’ 사주느냐이다. 무조건 늦게 사주는 것도 그리 좋은 대안은 아니다. 오히려 어린나이에 디지털 페어런팅을 하면 그만큼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일단 엄마와 아이의 애착관계가 돈독해, 아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사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킬 만큼 성숙한지 살피고, 또래보다 산만하고 충동 조절이 어렵다면 이를 해결한 뒤 디지털 기기를 접하게 한다.

Digital Parenting 2 시간보다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부모들은 으레 아이의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정한다. 하지만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다. 단순히 시간만 살필 것이 아니라, 어떤 사이트에서 무엇을 보느냐를 살펴야 한다. 아이가 하는 게임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은지 살피고, 범죄에 이용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철저히 관리하도록 교육하자.

Digital Parenting 3 벌칙을 명확히 정한다

아이가 정해 둔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에 따른 벌칙은 엄격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적당히 봐주는 일이 반복되면 디지털 페어런팅은 물거품이 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아이의 실천 의지를 북돋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고 수시로 체크하자.

Digital Parenting 4 규칙의 이유를 충분히 인지시킨다

설명 없는 일방적 통보는 아이의 반항심만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페어런팅을 하며 아이와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면 너무 억압하지 않았는지 뒤돌아보자. ‘이런 사이트는 들어가지 마’보다는 왜 들어가면 안 되는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면 훨씬 효과적이다.

Digital Parenting 5 디지털 경험을 공유하라

자녀와 사이가 좋을 때 디지털 페어런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시자가 아닌 친구 같은 부모가 되라.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한다면, “이 사람이 게임의 주인공이니?”, “아이템을 획득하면 점수는 얼마나 올라가니?” 등 아이가 경험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러면 아이는 부모에게 정감을 느끼고, 책임감도 한층 높아진다. 아이와 디지털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부모 역시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므로, 자녀가 자주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자.

Digital Parenting 6 가족이 함께 참여하자

디지털 페어런팅은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때 더욱 효과 있다. 지키기로한 규칙에 대해서는 모든 가족이 예외 없이 지키고, 가족회의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공유한다. 가족이 함께 만든 규칙을 잘 따르고 있는지 여부도 가족회의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아이에게 책임감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Digital Parenting 7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몰입한 상태에서는 디지털 페어런팅이 가능하지만, 중독은 분명 이야기가 다르다. 이 경우 시간이 갈수록 아이가 점점 망가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빠지게 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More Tip 《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저자 신의진은 연세대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자녀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IT 강국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보았을 ‘디지털 페어런팅’의 원칙과 실천 지침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신의진 지음. 북클라우드 펴냄.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