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효과 좋다는 나노 화장품, 유전자 영향 줄 수도"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11/13 08:30
주의해야 할 기능성 제품
나노 입자, 세포핵까지 침투해
유기농 인증 제품도 화학 성분
신규 특허 성분, 안정성에 취약
◇나노 입자, 세포핵까지 갈 수도
'나노 화장품'은 성분의 분자를 1나노미터 정도(1m의 10억분의 1. 머리카락 분자의 1만분의 1)로 작게 만들어서 피부 그물망을 통과시켜 피부 세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미백·탄력 효과를 더 크게 낸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화장품 성분은 분자가 피부 그물망에 걸러져 피부 깊숙히 침투하지 못한다는 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병원 피부과 백진옥 교수는 "나노화된 성분은 세포막을 통과해 유전자가 위치하고 있는 세포핵까지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렇게 되면 유전자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자외선차단제에 흔히 쓰는 징크옥사이드 성분을 나노화 해 몸속 폐 세포와 결합시키고 자외선을 받게 했더니, 세포에 변형이 생기면서 파괴됐다는 미국 미주리주립대 연구 결과가 있다. 백진옥 교수는 "세포가 변형·파괴 됐다는 것은 암 유발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라며 "화장품에 이런 기능성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는 않겠지만,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기농' 인증은 원료 인증(비료·농약을 쓰지 않고 키운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과 제품 인증(인공·화학 성분을 쓰지 않고 전체 성분의 50~90% 이상이 유기농·천연 원료인 제품)으로 나뉜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해외 기관에서 인증해 준다.
특정한 화장품이 둘 중 어떤 인증을 받았는지는 유기농 인증마크 옆에 '유기농 원료 함유'라고 써 있는지 '유기농 제품'이라고 써 있는지 살펴 보면 알 수 있다. 을지대 피부관리학과 하병조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화장품의 상당수는 원료 인증을 내세운 것"이라며 "이는 일반 화장품에 인증 받은 원료를 첨가했다는 뜻이므로, 인공·화학 성분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 안정성 입증 덜 됐다는 뜻
새로이 특허받았다는 성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7월 '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 함유, 미백 기능을 특허 받은 제품'이라고 선전한 화장품을 쓴 소비자 중 1만 명 이상이 얼굴과 목에 흰색 얼룩이 생기는 백반증 부작용이 생겼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받아서 널리 쓰이는 성분은 5~10년 이상 안정성이 증명된 것"이라며 "반면, 새롭게 개발됐다는 특허 성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임상 연구 결과가 적기 때문에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특허를 받은 성분의 화장품은 출시된 지 1년 정도 기다렸다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쓰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