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효과 좋다는 나노 화장품, 유전자 영향 줄 수도"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주의해야 할 기능성 제품

나노 입자, 세포핵까지 침투해
유기농 인증 제품도 화학 성분
신규 특허 성분, 안정성에 취약

최신·첨단 기술로 만든 화장품은 효과가 정말 훨씬 좋을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올해 TV홈쇼핑에서 "한두 번만 발라도 잡티가 없어지는 기적의 크림"이라며 판매했다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수입 화장품에서 배합이 금지된 스테로이드가 검출돼 물의를 빚었다. 전문가들은 스테로이드 확인 이외에도 '나노' '특허'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쓰는 화장품은 구입하기 전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나노 입자, 세포핵까지 갈 수도

'나노 화장품'은 성분의 분자를 1나노미터 정도(1m의 10억분의 1. 머리카락 분자의 1만분의 1)로 작게 만들어서 피부 그물망을 통과시켜 피부 세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미백·탄력 효과를 더 크게 낸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화장품 성분은 분자가 피부 그물망에 걸러져 피부 깊숙히 침투하지 못한다는 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병원 피부과 백진옥 교수는 "나노화된 성분은 세포막을 통과해 유전자가 위치하고 있는 세포핵까지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렇게 되면 유전자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자외선차단제에 흔히 쓰는 징크옥사이드 성분을 나노화 해 몸속 폐 세포와 결합시키고 자외선을 받게 했더니, 세포에 변형이 생기면서 파괴됐다는 미국 미주리주립대 연구 결과가 있다. 백진옥 교수는 "세포가 변형·파괴 됐다는 것은 암 유발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라며 "화장품에 이런 기능성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는 않겠지만,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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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성분, 최신 기술로 만들었다는 화장품을 구입하기 전에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런 화장품이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유기농, 원료·제품 인증 달라

'유기농' 인증은 원료 인증(비료·농약을 쓰지 않고 키운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과 제품 인증(인공·화학 성분을 쓰지 않고 전체 성분의 50~90% 이상이 유기농·천연 원료인 제품)으로 나뉜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해외 기관에서 인증해 준다.

특정한 화장품이 둘 중 어떤 인증을 받았는지는 유기농 인증마크 옆에 '유기농 원료 함유'라고 써 있는지 '유기농 제품'이라고 써 있는지 살펴 보면 알 수 있다. 을지대 피부관리학과 하병조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화장품의 상당수는 원료 인증을 내세운 것"이라며 "이는 일반 화장품에 인증 받은 원료를 첨가했다는 뜻이므로, 인공·화학 성분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 안정성 입증 덜 됐다는 뜻

새로이 특허받았다는 성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7월 '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 함유, 미백 기능을 특허 받은 제품'이라고 선전한 화장품을 쓴 소비자 중 1만 명 이상이 얼굴과 목에 흰색 얼룩이 생기는 백반증 부작용이 생겼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받아서 널리 쓰이는 성분은 5~10년 이상 안정성이 증명된 것"이라며 "반면, 새롭게 개발됐다는 특허 성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임상 연구 결과가 적기 때문에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특허를 받은 성분의 화장품은 출시된 지 1년 정도 기다렸다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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