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0~20%만 수술 필요
2도 초기까진 약물로 해결
좌욕, 증상 개선에 도움돼

송모(33)씨는 얼마 전 자연분만을 한 이후 대변을 볼 때마다 출혈이 심해 치질을 의심했다. 동네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을 안 하면 출혈이 심해 쓰러질 수 있다"고 했다. 수술이 내키지 않았던 송씨는 최근 다른 병원에 찾아갔는데, 그 곳에선 "치질이 심하지 않으니 좌욕 등으로 관리만 해도 될 것 같다"고 다른 처방을 했다. 송씨는 치질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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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치료법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부터 수술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수술은 치질 환자 중 1~2명만 필요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환자 10~20%만 수술 필요"

치질은 항문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치핵을 뜻한다. 치핵은 힘을 줄때 변과 함께 내려오는 조직인데,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변비·출산 등으로 이 조직이 늘어나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면 출혈·통증을 일으키면서 병이 된다.

치질은 한국인이 수술을 받는 질환 중 백내장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문제는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권유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외과 서광욱 교수는 "치질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과음, 과로, 변비 등 치질을 악화시키는 생활습관을 바꾸고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먹었는데도 호전이 안될 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치질 환자 10명 중 1~2명만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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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에 따라 치료법 달라

치질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다르다. 치질의 정도는, 가장 많은 내치핵을 기준으로 ▷1도는 치핵 조직에 출혈만 있는 경우 ▷2도는 배변 시 치핵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나오다가 배변 후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 ▷3도는 배변 시 나온 치핵 덩어리를 손으로 넣어야만 들어가는 경우 ▷4도는 치핵 덩어리가 항상 항문 밖으로 나와 있고 손으로 넣어도 다시 빠지는 경우이다.〈그래픽〉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최성일 교수는 "2도 초기까지는 생활습관 교정이나 약물로 해결을 시도하고, 2도 초기~3도 초기에는 고무링이나 레이저를 이용한 간단한 시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며 "3~4도에는 치핵 조직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전 의사 2~3명 의견 들어야

치핵을 완화시키려면 우선 과음과 과로, 배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강남차병원 외과 김세경 교수는 "좌욕은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어 주기적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며 "좌욕은 2~3분 간 40도의 물에 엉덩이를 푹 담그거나, 샤워기로 항문 부위에 따뜻한 물을 계속 뿌리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염제, 혈액순환 개선제 등 먹는 약도 도움이 된다.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연고나 주사요법을 쓰기도 한다.

시술은 늘어진 치핵조직을 1~2주간 고무링으로 꽉 조여 혈액이 안 통하게 차단한 다음 치핵 조직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게 하는 고무링 결찰술이 대표적이다. 5~10분 만에 시술이 끝나며 통증이 별로 심하지 않다. 치핵 속 혈관을 굳게 하는 주사요법, 레이저로 치핵을 태우거나 자르는 방법 등도 있다.

수술은 범위가 최소화 되고 있다. 과거에는 치질과 항문 일부를 도려내는 등 수술 범위가 넓었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최근에는 항문 점막과 피부를 조금 절개해 그 아래 조직만 도려내고 피부를 다시 봉합하는 수술을 많이 한다"며 "이 수술은 항문을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항문이 좁아지지 않고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