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성행위에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면 사정을 한다. 사정을 하면 방광근육이 조여지면서 전립선에 모여 있던 정액이 밖으로 분출된다. 하지만 방광근육이 헐거워지면 사정액이 밖으로 분출되지 못하고 방광으로 들어가는 역행사정이 생긴다. 방광으로 들어간 사정액은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영어로는 ‘마른 오르가슴(dry orgasm)’이라고 한다. 남자가 오르가슴은 느끼는데 밖으로 나오는 정액은 없는 것이다.

제일병원 불임센터 서주태 교수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당뇨병, 다발성경화증 등으로 교감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며 전립선비대증이나 직장암 수술 시 성(性)신겅을 건드려 교감신경이 손상돼도 역행사정이 생긴다. 또 심리적인 원인으로 사정을 인위적으로 막다 보면 조건반사가 형성돼 사정액이 방광으로 들어간다. 전립선비대증약 중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이나 항우울제, 향정신성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약을 끊으면 바로 없어진다.

역행사정의 가장 큰 문제는 불임이다. 정자가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모든 남성불임 원인의 1% 정도로 추정한다. 역행사정 남성이 아이를 원한다면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약을 며칠 먹어 소변을 약알카리성으로 만들어 놓은 후 사정한 다음 소변을 받아 여기서 정자를 골라내 인공수정 시키거나 고환에서 정자를 직접 채취해 시험관 시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