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찬 바람에 입 돌아가는 구안와사? 귓 속 진단이 먼저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대한이비인후과학회 최영석 상임이사,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 이호기 학술이사

[이비인후과 Y캠페인] '물어보세요 귀,코,얼굴-목'11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 증가추세, 증상의심 되면 이비인후과 검진부터

날씨가 추워지면 노년층에서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늘어난다. 특히 구안와사로 알려진 '안면신경마비'는 겨울 초입부터 1~2월에 걸쳐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환자수가 증가해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국내 안면신경장애 환자수는 66,961명으로 집계됐다. 안면신경마비는 50대부터 크게 증가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 가량 많이 발병한다. 환자수는 60~70대가 가장 많고, 80대 이상 환자의 경우는 2007년 3768명에서 지난해 7430명으로 2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신경마비는 전조증상 없이 자다 일어났을 때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안면신경마비는 한 쪽 얼굴에 얼얼한 느낌으로 나타나고, 눈이 감기지 않거나 입이 돌아가거나 늘어져 침을 흘리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새어 나오는 증세를 호소한다. 심한 경우, 미각이 없어지거나 침이 과도하게 나오고, 소리가 크게 들리고, 균형을 담당하는 평형감각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중풍의 전조증상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 뇌의 문제를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귀를 통해 감염된 바이러스나 안면신경의 혈액순환 장애, 귀 내 종양에 의한 안면신경의 압박 등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안면신경을 마비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안면신경은 기본적으로 뇌에서 귀를 관통하며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에는 귀 주변의 안면신경 문제로 인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과반 수 이상으로, 그 중 '벨 마비(Bell-palsy)'로 일컬어지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심한 이통과 함께 귀 주변으로 물집이 나타나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등이 주요 발생 원인이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벨 마비(Bell-palsy)'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귀 주변에 분포한 안면신경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벨 마비의 80% 가량은 한달 내에 자연스럽게 증세가 완화되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마비된 부위에 신경통 같은 통증이 남거나 마비 증세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문제로 시력장애까지 올 수가 있다.

벨 마비보다 예후가 좋지 않고 외이도 부분에 심한 통증과 물집을 유발하는 람세이 헌트(Ramsay-Hunt)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그 밖에 교통사고나 폭행에 의해서도 신경이 손상될 수 있고, 만성중이염과 진주종성 중이염, 내이염 같은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발병원인으로 꼽힌다.

안면신경마비는 무엇보다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질환이기 때문에 가급적 회복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안면신경마비는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안면신경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의 정확한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다. 얼굴근육은 7천 개의 신경섬유가 복합적으로 이어져 있는 등 해부학적으로 매우 복잡한데, 이비인후과는, 귀, 코, 얼굴-목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수술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 치료에 있어 특별한 훈련과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안면신경마비 수술 후 조직 재건 시 기능적 완성도와 미학적 부분까지 고려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고, 평상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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