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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는 마약'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오남용 심각
이원진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0/14 14:33
이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은 44.6%인 1억6735만정, 비향정신성의약품은 55.4%인 2억829만정이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2010년 대비 29.6%, 비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32.5%가 각각 늘어났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용량이다. 실제로 국제마약감시기구(INCB)의 2013 향정신성물질 평가에서는 한국의 펜디메트라진 사용량이 세계 2위, 펜터민도 세계 5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특정 신경전달물질을 뇌로 보내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욕을 조절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중독성과 의존성이 높은 마약류 성분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장기간 복용 시 심각한 심장질환이나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 중추신경계의 이상 반응을 일으키고 치명적인 중독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한 30대 여성이 '펜터민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4가지 성분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의약분야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5개국 이상에서는 이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판매를 중단했거나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해당 제품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 대상으로 체지방지수(BMI)가 30 이상의 비만인 자가 4주 이내 복용하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시중에 공급되고 있는 식욕억제제의 양을 보면 장기 복용 및 다량 복용하고 있거나 비만이 아닌 자가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에 남윤인순 의원은 "마약류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다"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소홀과 마른 몸에 대한 지나친 신화가 만들어낸 병적 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의 사용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선진국처럼 부작용이 큰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