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건강
매일 먹으면 혈관에 좋은 데일리 맞춤 처방전
취재 김현정 기자 | 도움말 박세은(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형래(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입력 2013/09/27 09:00
100세 시대, 심혈관 질환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혈관 건강에 좋다는 약이나 식품을 매일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이런 약이나 식품은 비슷해 보이지만 성분이 각기 다르고 효과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혈관 건강에 좋다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 주의할 점에 대한 실용정보를 모았다. 내게 가장 잘 맞는 것으로 골라 복용하자.
혈관도 늙는다. 혈관이 나이 들면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손발 저림, 기억력 저하, 머리 무거움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답답하고, 발기가 잘 안 되고, 무기력해지면서 심하 게 피로하기도 하다. 자신에게 어떤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가 에 따라, 또 자신이 평소 앓고 있는 만성 질환에 따라 먹으면 효과적인 약이나 식품이 따로 있다. 혈관 건강을 위한 대표 적인 데일리 용법, 내게 맞는 것을 찾아보자.
01 저용량 아스피린 : 고혈압 있으면서 두통 자주 동반될 때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 목적의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복용을 고민하는 약이다. 하지만 위장관 출혈 부작용이 있고, 건강한 사람이 먹을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선 학계에서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약은 해열진통 작용을 하는 아스피린(500mg)의 5분의 1 용량인 100mg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 세계 54개국에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 는 혈전의 1차 예방제로 승인받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아 스피린 프로텍트(바이엘), 아스트릭스(보령제약)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사람에게 좋아요! 저용량 아스피린은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됐을 때 함께 복용하면 뇌졸중이나 심장 질 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데, 머리가 자주 지끈거리거나 기억력이 가물가물할 때 함께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의사들도 이런 증상이 있을 때 고혈압 약과 함께 처방한다. 최근 아스피린이 다양한 암을 예방한다는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아스피린 복용이 도움이 된다. 이런 사람은 피해요! 당뇨 환자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거나,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서울의대 박병주 교수팀)는 물론 해외 학회에서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한다.
02 생약 추출물 혈액순환개선제 : 가벼운 심장 두근거림, 답답함이 있을 때
보통 혈액순환개선제에 쓰는 생약 추출물은 산사·섬수·은행잎 추출물 등이다. 이 성분들은 《동의보감》과 같은 옛 의서에 ‘심장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최근에는 마늘류나 멜리사엽과 같이 심장에 좋은 성분이 추가돼 강심제 효과가 더욱 강화됐다. 구심골드액(보령제약), 기넥신에프정(SK케미칼), 징코믹스-C(경남제약), 써큐란(동아제약) 등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사람에게 좋아요!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이 없는데 평소 가벼운 심장 두근거림이나 답답함 등을 호소한다면 생약추출 혈액순환개선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병원에서 ‘심장에 이상이 없다’고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자에게 의사가 증상과 필요에 따라 복용을 권하지만, 일반적으로 질환이 없는 경우에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기 좋은 약이다.
이런 점은 기억하세요! 최근에는 뇌로 향하는 혈관을 강화시켜 치매 증상이나 집중력 장애 등에 도움을 준다는 ‘타나민(유유제약)’ 같은 약이 나왔다. 하지만 이것이 치매나 집중력 장애를 치료하지는 못한다. 어디까지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03 오메가3 지방산 : 이상지질혈증 약 먹고 있다면 도움
오메가3 지방산은 혈소판이 응집되지 않게 하고, 중성지방 농도를 감소시키는 건강기능식품이다. 하루 한두 알(500~ 1000mg) 정도 먹으면 좋다고 알려졌지만, 건강한 사람이 오메가3로 중성지방을 낮추려면 하루 2000~4000mg를 먹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알이 500mg인 오메가3 캡슐을 하루 6~8알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여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사람에게 좋아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은 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에게 오메가3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김민경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만 복용하면 중성지방이 평균 295mg/dL에서 238mg/dL로 14% 감소하였는데, 오메가3 지방산을 함께 복용하면 중성지방이 평균 309mg/dL에서 178mg/dL로 41% 감소해 고지혈증 환자의 중성지방 조절에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은 괜찮아요! 전문의들은 건강한 사람에게 오메가3를 권장하지 않는다. 김민경 교수는 “건강하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추가적으로 오메가3를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면서 “식물성 기름이나 생선 등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04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 : 고혈압 등 혈관질환 있다면 해당 치료제 먹어야
발기부전은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이 있는 사람이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매일 먹으면 혈관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당뇨병과 같은 다른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발기부전환자에 해당된다.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것이 비뇨기과 질환 외에 치매, 뇌졸중, 말초혈관 질환, 고산증, 저산소증 등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니니 발기부전 치료 목적 외에 복용하는 것은 주치의와 상의하자.
이런 점은 주의하세요!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 받은 후, 이 약이 혈관건강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존에 먹던 아스피린을 끊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혈관건강을 위한 약은 반드시 따로 먹어야 한다. 특히 다른 질환이 동반된 사람은 더욱 그렇다. 이형래 교수는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은 혈관 건강을 위한 약을 함께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