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서비스로 정확한 복약지도… '세이프 약국' 48곳 시범 운영
자살 예방·금연 프로그램 등도 29일 서울광장서 캠페인 열려

관절염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는 박모(67·서울 성동구)씨는 지난주 스트레스 때문에 두통이 생겨 진통제를 사러 집 근처 약국에 갔다. 그런데, 약사는 "복용 중인 관절염 약에 소염진통제 성분이 이미 들어 있으니, 진통제를 별도로 사먹지 말고 일단 며칠 스트레스를 피해 쉬어 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약사 말대로 편한 마음을 먹고 쉬었더니 두통이 사라졌다.

약국은 '약을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꼭 약을 사지 않더라도, 평소 가까운 약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건강 유지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경희대 약대 송연화 겸임교수는 "우리나라는 약국이 시골 구석구석까지 들어가 있어서 어느 선진국보다도 접근성이 좋다"며 "전국 어디서든 동네 약국을 잘 활용하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선택·복용법 안내 등 다양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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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는 처방받은 약의 복약 지도 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의 선택·복용법 등 다양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안전한 약 복용 도와줘

국내 거의 모든 약국은 'DUR(의약품 안심서비스)'을 이용한다. DUR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망과 연결돼 있어, 의사가 약을 처방하거나 약사가 약을 조제할 때 약을 먹을 환자의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서 보여준다. 약을 살 때 DUR서비스를 요청하면 '자신이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과 새로 처방받은 약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등을 약사가 확인해 준다. 병원에서도 처방전을 낼 때 DUR을 쓰지만, 안전성을 재차 점검하는 것이다. 서울시약사회 윤승천 홍보이사는 "DUR은 처방전 상 복용 기간 내의 약품만 보여주므로, 약국에서 따로 사 먹고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과거 복용했던 약을 약사에게 알려주면 복약지도를 더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제 선택·금연 등 건강상담도

약국에서는 건강상담도 해 준다. 영양제 구입 상담이 대표적이다. 윤승천 이사는 "영양제마다 성분의 종류와 함량이 다르므로, 광고 등만 보고 무조건 사지 말라"며 "약사에게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질 등을 알려주고 상담하면 가장 적절한 영양제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건강상담을 위해 저녁 시간대에 예약상담제를 도입한 약국도 있고, 약물 복용 관련 상담 공간을 따로 마련한 약국도 있다. 단, 약사는 의사의 문진(問診)에 해당하는 직접적인 의료 상담은 해 주지 않는다.

서울시의 경우, 강서구·구로구·도봉구·동작구의 48개 약국을 '세이프 약국'으로 지정해 시범 운영 중이다. 복용 중인 전문·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종합 상담을 해 주는 약력(藥歷) 관리,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지역 주민에 대한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프로그램, 관내 보건소와 연계한 금연 프로그램 등이 주요 서비스이다.

◇약국 활용법 알려주는 캠페인 개최해

일반인이 약국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건강서울 2013 약사와 함께' 캠페인이 오는 29일 낮 12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약국 사용 안내' '복약 상담' '일반의약품 바로 알기' 등 23가지 테마 부스를 운영한다. '약사에게 물어보세요' 핸드북을 무료로 나눠주며, 가까운 약국에서 받은 초대장을 갖고 가면 가정상비약 키트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