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씹어 복용한 스쿠알렌… 폐렴 일으킨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지질 폐렴 환자 5명 중 4명꼴
캡슐 속 오일, 폐로 흘러들어 항생제 효과 없어… 세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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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전부터 건강기능식품 스쿠알렌을 먹은 가정주부 이모(55)씨. 최근 열이 나면서 숨이 차고 기침을 해서 병원에 갔는데, 지질 폐렴이었다. 스쿠알렌은 캡슐 안에 진한 오일이 담겨있어서 물과 함께 캡슐 채로 삼켜야 한다. 그런데, 이씨는 스쿠알렌을 씹어 먹어서 입과 인두(식도와 기도의 분지 부분)에 남아 있던 오일이 조금씩 폐로 들어가 폐렴의 원인이 된 것이다.

스쿠알렌은 항산화 효과를 내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상어 간에서 뽑아낸 진한 오일이 캡슐 안에 담겨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는 "스쿠알렌 속 오일 성분은 물로 입 안을 헹궈도 잘 씻기지 않고 상당 시간 입 안과 인두에 머문다"며 "그래서 호흡 중 기도를 덮어주는 후두덮개가 열릴 때 남아 있던 오일이 기도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일 교수에 따르면, 지질 폐렴으로 진단된 환자 5명 중 4명이 스쿠알렌을 씹어서 복용했다고 한다. 스쿠알렌을 삼키지 않고 씹어 먹는 사람은 열이 나면서 기침을 하거나 숨이 차면, 지질 폐렴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윤 교수는 "지질 폐렴일 때는 항생제를 써도 효과가 없다"며 "이때는 기관지내시경을 폐에 넣어서 세척액으로 기름을 빼내는 치료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폐를 세척하는 치료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다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시도해보는 것이다. 윤호일 교수는 "지질 폐렴이 악화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며 "스쿠알렌을 씹어 먹지만 않으면 지질 폐렴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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