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사과 속 펙틴·토마토의 라이코펜, 방사능 걱정 없앤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이원진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09/11 09:00
일본 오염수 유출로 '식탁 걱정'…녹차 속 성분도 세포 침투 막아…돼지고기 해독說은 근거 없어
이에 따라 방사성 물질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식품이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연구를 통해 효과가 밝혀진 방사성 물질 해독 식품과 성분에 대해 알아본다.
◇방사성 물질 해독 식품
▷사과=펙틴
사과 속 펙틴 성분은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세슘-137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세슘-137은 근육, 소화기관 등에 축적되는데, 사과 속 펙틴 성분이 세슘-137을 흡착해 배설하는 것이다. 벨라루스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아동 94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가 있다. 아동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노출이 가장 적은 그룹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노출 정도 중간 그룹과 심한 그룹은 사과에서 추출한 펙틴 분말을 먹게 했다. 그 결과, 펙틴을 먹은 두 그룹 모두 체내 세슘-137 농도가 떨어졌다. 특히 방사성 물질 노출이 심한 그룹의 감소 수치가 컸다. 펙틴은 식이섬유의 일종이라 효과를 충분히 보려면 사과를 껍질째 먹어야 한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펜 성분은 방사성 물질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는다. 경북대 수의대 김태환 교수는 "방사성 물질의 체내 유입 시 가장 큰 문제는 세포 손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라며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긴 세포가 쌓이면 암이 된다"고 말했다. 이집트 국립방사능연구센터 조사결과 쥐에게 방사선을 쪼이고 한 달이 지난 다음에 라이코펜을 두 달간 투여한 결과, 세포 손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는 가급적 익혀 먹어야 라이코펜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녹차=폴리페놀
녹차 속 폴리페놀 성분은 방사성 물질이 세포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고 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녹차 잎에 들어있는 폴리페놀(EGCG)이 방사선이 체내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밝혔다.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녹차의 이뇨 작용도 방사성 물질 배출에 도움이 된다. 녹차는 하루에 세 잔 정도 마셔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역·다시마=요오드
미역·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방사성 물질 중 요오드-131이 체내 축적되는 것을 막는다. 요오드-131은 체내에 들어오면 최대 90%가 갑상선에 축적된다. 해조류에 많은 요오드도 섭취하면 대부분 갑상선에 모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이 갑상선에 축적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원전사고 시 주변 지역에 요오드 정제 100~130㎎을 나눠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김태환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평소 식사만으로도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어 추가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잘못 알려진 해독 식품들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체내 방사성 물질 해독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김태환 교수는 "돼지고기에 많은 지방이 방사성 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킨다고 알려졌는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맥주의 효과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김태환 교수는 "맥주가 소변량을 늘려 방사성 물질의 배출을 늘리는 데 일부 도움이 되긴 하지만, 맥주로 이런 효과를 기대하다가 간 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