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과 질병의 긴밀한 관계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 거야?-①
몸이 아프면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조금 참다가 괜찮아지면 내버려두기 일쑤이고, 때로는 잘못된 방법으로 대처하다가 병을 키운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 증상으로 뜻밖에 질병이라고 진단받기도 한다.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거나 무심히 넘기기 쉬운 증상과 질병의 관계를 알아보자.
Part 1 싹이 노란 증상, 뿌리 내리기 전에 잡자
잇몸이 간질거리거나 아랫배가 묵직한 정도의 통증은 신경 쓰이지만 견딜 만하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해 피로하지만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다. 이렇게 넘겨짚은 증상이 알고 보니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때문이라면 어떨까?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증상과 질병을 알아보자.
01 입속 세균 때문에 심장병 걸린다?
잇몸이 붓고 아픈 잇몸병은 심각한 상황이 되기까지 별 증상이 없고 통증도 심하지 않다. 그런데 음식물찌꺼기와 세균이 만나 증식한 입속 세균은 염증을 일으키고, 잇몸 뼈를 손상시킨다. 심지어 혈류를 따라 온몸에 퍼진다. 미국 뉴욕주립대 프랭크 스캐너피코 교수팀은 잇몸병으로 생긴 염증으로 인해 늘어난 세균 일부가 혈관을 통해 심장 관상동맥으로 옮아가 혈전을 만들고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논문을 내놨다. 심장 관상동맥 내벽에서 치주염 원인균이 관찰되기도 했다. 잇몸병이 고혈압·심근경색증·협심증 같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에 걸린 적이 있는 환자는 잇몸병 치료에 주의를 기울이자.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경험한 심뇌혈관 질환자는 발병 6개월 이내에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없고, 치료하더라도 심장내과 전문의의 조언을 얻어야 한다.
02 심하게 코고는 남자는 발기부전?
코를 심하게 골면 자신도 모르게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에 빠진다. 1시간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멎는 상태가 5회 이상 발생하는 증상인데, 20회 이상 호흡을 멈추면 돌연사할 수 있다. 무호흡 상태가 되면 뇌의 경고 장치가 강제로 몸을 깨워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도를 넓혀 숨을 쉬게 한다.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고혈압은 막힌 숨을 내쉬려 힘을 써야 하는 탓에 발생하기 때문에 약물로도 조절하기 어렵다. 심장 발작, 뇌졸중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2008년 헝가리에서 일반인 1만2000여 명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심하게 코고는 사람은 코를 골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발작 위험률 34%, 뇌졸중 발작 위험률 67%, 고혈압 발생 위험률 40% 정도 높았다.
코골이 환자 중 상당수는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를 호소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각성상태가 잦아지며, 저산소증과 고이산화탄소증이 반복된다. 이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되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방해해 발기부전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거듭되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느껴 성적 관심 저하, 자신감 부족과 같은 정신적 요인이 나타난다.
코골이는 낮은 베개를 베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체중을 줄이는 행동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사람은 좁아진 기도를 넓히는 수술,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히는 장치 착용, 코에 착용한 마스크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불어넣는 양압술 등으로 치료한다.
03 여자의 뱃살, 자궁 질환을 의심하자
만병의 근원이라는 뱃살, 여성은 특히 신경 쓰인다. 뱃살이 나오면 우선 과식, 폭식, 운동부족 등으로 생각해 다이어트하기 쉽지만, 여성은 자궁근종이 아닌지 점검해 보자. 자궁근종은 20~40대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아랫배가 아프거나 변비가 생기고,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량이 갑자기 늘거나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나면 자궁근종일 수 있다. 복부비만 때문에 다이어트를 해도 뱃살이 쉽게 들어가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확인하자. 자궁근종은 크기와 위치에 따라 뱃살처럼 보이기도 한다. 치료를 미루면 근종이 커지고, 심하면 불임이 원인이 되므로 평소와 다르게 배가 나오고 불편하다면 꼭 병원을 찾아 확인해야 한다.
04 만성 염증이 뇌세포를 파괴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상처 입은 부위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이때 전쟁이 일어난 부위는 붓고 열이 나며 통증이 생긴다. 전쟁을 마친 잔해물은 고름으로 배출된다. 신체 이상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긴 ‘착한 염증’, 급성 염증이다. ‘나쁜 염증’도 있다. 미세먼지, 고혈당, 고혈압,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서서히 망가지면서 염증성 단백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단백질이 혈관을 타고 다니며 세포 노화와 변형을 일으킨다. 이런 만성 염증은 혈관 안쪽에 쌓이거나 근육, 심장으로 퍼지고,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암이나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뇌를 파괴해서 알츠하이머 같은 치매도 일으킨다.
05 손이 저리면 목디스크?
손발이 저리면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를 의심하고 무심코 넘긴다. 하지만 반복되는 손발 저림은 신경이나 혈관 문제일 수 있으므로 증상 부위와 형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신경이다. 목이나 허리뼈 사이에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목디스크’는 엄지와 검지, 중지가 집중적으로 저리고 글씨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에 힘이 빠진다. 통증 부위가 비슷한 오십견, 손목터널증후군과 헷갈리기 쉽지만 오십견과 달리 목디스크는 팔을 올리면 통증이 사라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만 시리고 저리므로 어깨부터 손끝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는 목디스크의 저림 증상과 다르다. 척추에 이상 있으면 다리 옆과 뒤쪽이 저리다.
몸이 아프면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조금 참다가 괜찮아지면 내버려두기 일쑤이고, 때로는 잘못된 방법으로 대처하다가 병을 키운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 증상으로 뜻밖에 질병이라고 진단받기도 한다.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거나 무심히 넘기기 쉬운 증상과 질병의 관계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