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 백신 멘비오
유치원·군대 등 집단생활, 감염 위험 높아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멘비오' 유일
1회 접종으로 예방… 미국선 접종 의무화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수막염의 80%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엔테로바이러스·콕사키바이러스가 주범인데, 이들은 뇌수막염뿐 아니라 장염·수족구병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로, 예방백신은 없다. 고열과 심한 두통을 일으키지만, 대증요법을 하면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좋아진다. 이에 반해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수막구균 등과 같은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뇌수막염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뇌염으로 발전한다. 뇌수막이 부어 뇌가 눌리면 청각을 잃는 등 다양한 후유 장애가 생긴다.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미국에선 세균성 뇌수막염이 14세 이하 10대 사망원인에 들어간다. 세균성 뇌수막염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나이대는 5세 미만이고, 그 다음은 15~24세이다. 5세 미만은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와 폐렴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의 비율이 높고, 15~24세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비율이 높다.
◇수막구균성 환자 10%는 이틀 안에 사망

특히,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발병하면 10명 중 1명이 첫 증상이 나타난 후 24~48시간 내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목이 뻣뻣해지거나 출혈성 발진이 생기는 등의 심각한 증상은 발병 13~22시간 후 나타나는데, 이 때는 이미 대부분 손쓰기 늦은 상태이다. 제 때 치료해도 5명 중 1명은 피부괴사, 사지절단, 뇌손상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는다. 이재갑 교수는 "따라서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어학연수시 수막구균 백신 맞아야
수막구균은 보통 침을 통해 호흡기로 감염된다. 식기나 컵을 돌려쓰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감염된다. 단, 수막구균이 몸 안에 들어와도 바로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평소에는 목·콧구멍 등에 붙어서 살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균이 뇌막으로 침투해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군대나 기숙사처럼 집단생활을 하는 환경에서 감염될 위험이 높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도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미리 하는 게 좋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이런 국가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은 출국 전에 예방접종을 받으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주(州)는 유학생이 기숙사에 입사할 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거나, 입사 후 일정 기간 내에 접종받도록 의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