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술 마시면 성욕 오르지만, 기능엔 치명적입니다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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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정상적인 음주는 개인의 긴장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한두 잔의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알코올이 뇌의 쾌감조절중추를 자극해 엔도르핀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자극하기 때문에 음주자는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과음은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분비를 점점 둔화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분비에 영향을 줘 정서불안, 불면증, 기억상실 등을 유발한다. 알코올은 또 대뇌를 마취시켜 판단을 흐려지게 만든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즉시 대뇌 피질에 영향을 미친다. 대뇌 피질은 신피질과 구피질로 나뉜다. 신피질은 이성과 의식을 담당하고 구피질은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담당한다. 평소에는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구피질을 제어해 감정적인 말과 행동을 자제하게 만들지만 알코올이 들어가면 신피질의 구피질 제어력이 약해져 신피질의 구속을 받던 구피질이 자유롭게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로 인해 음주자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말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술은 흔히 사람을 흥분시키는 물질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긴장을 완화시키는 진정제이다. 진정제는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GABA의 활성을 증가시켜 수면을 유도하고 긴장을 완화시킨다. 이러한 술의 진정효과는 평소에 이성을 억제하고 있는 스위치의 작동 또한 느슨하게 만들어 자제력, 통제력까지 상실하게 만드는 원인 중에 하나이다.

물론, 술을 적당히 마시면 중추신경계가 자극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서 성욕이 올라간다. 하지만 과한 양의 술은 성기능에 필요한 신경계를 마비시키고 남성호르몬 감소와 여성호르몬 증가를 야기하기 때문에 성적 능력을 감소시킨다. 발기능력과 발기지속력 저하는 물론 정자수가 감소하며 심할 경우 치명적인 고환 위축이 발생할 수 있어서 고환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들에게 성기능 장애가 많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만성적 알코올 중독자 중 성감 저하와 사정 장애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으며, 심한 음주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약 80% 이상이 성기능 장애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신감과 감정 및 충동성의 고조, 판단력의 저하와 음주로 인한 성적 자극과 흥분이 더해지면서 성적 충동을 제어하지 못해 성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위험마저 있다. 술을 마실 때마다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고 블랙아웃(필름이 끊기는) 현상 또한 자주 일어난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 알코올 의존증의 경우 술로 인한 만성적인 뇌 손상으로 알코올의 공격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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