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고는 아이, 커서 말상(相) 된다
아이가 코를 골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이때는 반드시 원인을 찾아 고쳐 줘야 한다. 소아 코골이는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에 비염이나 축농증, 비중격만곡증 등의 코 질환도 원인이다. 원인 질환과 그에 따른 수술법 등 자녀 코골이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 코 고는 아이, 원인부터 찾자

비만이라면 살부터 빼야
‘드르렁 드르렁’ 들려오는 코 고는 소리에 잠을 깼는데, 코골이 범인이 남편이 아닌 아이라면 잠이 번쩍 깨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코를 고는 어린이는 생각보다 많다. 초등학생 8~1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코를 통한 정상 호흡이 되지 않아 입으로 숨 쉴 때 발생한다. 코골이는 입으로 숨을 쉴 때 기도가 좁아지면서 입천장 근육이나 혀, 목젖 등 관련 조직에 진동이 일어나 발생하는 일종의 호흡잡음이다.
코골이는 비만과 관련이 깊다. 뚱뚱할수록 코를 골 가능성이 크다. 살이 찌면 목 안쪽으로 지방층이 쌓여 기도가 좁아지면서 호흡할 때 잡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뚱뚱한 어린이가 코를 골면 살부터 빼야 한다.
매일 코 골면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확인
비만이 아니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자녀가 코를 골면 먼저 편도-아데노이드가 남들보다 비대한지 확인해 보자. 어린이는 목젖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나 목젖 뒤쪽에 위치한 아데노이드(인두편도)가 크면 코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기도가 좁아져 숨의 흐름이 고르지 못하게 되면서 코골이가 생긴다. 어린이는 구개편도가 비대하면 아데노이드가 같이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소아 코골이 원인의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 등 코 질환 가능성 높아
비염이나 축농증 때문에 콧속 점막이 붓거나 콧속에 농이 차서 코 숨길이 좁아지고, 후두부가 부어 기도까지 좁아지면 숨을 쉴 때 진동이 일어나 잡음이 발생한다.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휘어진 비중격만곡증일 경우에도 코를 골게 된다. 비중격이 휘어져 있으면 콧속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코막힘이 자주 나타나고, 코골이가 생긴다.
# 소아 코골이, 더 큰 신체적 문제 일으킬 수 있다
집중력 저하시켜 두뇌발달이나 성장에 영향 주기도
‘잘 자야 잘 큰다’는 말은 경험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옳은 말이다. 어린이가 코를 골면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낮 동안 정상적인 신체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더 큰 문제는 두뇌발달과 성장발육에 장애를 주는 점이다. 성장기에는 잠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코골이로 인해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또한 코를 심하게 골면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혈액 내 산소농도가 떨어진다. 뇌는 산소 농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두뇌발달이 저하되고, 낮에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
주걱턱·말상 등 자라면서 얼굴형 변형돼
코골이는 아이 얼굴형까지 바꿔 놓는다. 코가 막히면 정상적인 코호흡을 하기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러면 위턱이 돌출되고 아래턱은 뒤로 처져 이른바 ‘주걱턱’, ‘말상’으로 얼굴형이 변하거나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아데노이드 얼굴형’이라고 하는데, 치아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표정이 항상 멍한 것이 특징이다.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할 수도
코골이는 흔히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잘 때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이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 자는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수면 중 일어나는 저산소증은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아 코골이는 수면무호흡보다는 저호흡인 경우가 많다. 소아의 저호흡 기준은 5~6초간 호흡이 정지되거나 2회 호흡시간보다 길게 숨을 멈추는 것이다. 어른과 달리 낮에 졸음이 쏟아지거나 피곤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잠자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리거나 몸을 자주 뒤척이며 온 방을 돌아다니고, 목을 뒤로 젖히거나 앉은 채로 자는 등 특이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