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라이프
'80대까지는 현역, 과거 명함을 최대한 활용하자'
취재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조은선·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8/08 09:00
성공한 시니어 위한 ‘나만의 인생’ 준비 가이드 ① 정신건강 멘토 이시형 원장
※ ‘자식’과 ‘가족’을 위한 삶에서 한 발짝 비켜 서보자. 일터에서, 가정에서, 건강에서 모두 성공한 당신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당신을 위한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헬스조선시니어>가 창간 1주년을 맞아 ‘당신’을 위한 행복과 건강의 길을 제시해 줄 건강멘토단 6인을 초청했다. 이들이 전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20년 젊게 살자’이다. 지금부터 건강멘토단 6인의 연령대별 솔루션이 탑재된 타임머신에 동승해 보자. 당신의 ‘삶의 나이’도 2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
나이 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부질 없는 자존심 따위는 내려놓고, 젊어서 가졌던 연공서열의 자부심도 잊으라 한다. 하지만 세로토닌연구원 이시형 원장은 "과거 명함을 지켜야 20년 젊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은퇴 후 남성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낮은 자존감"이라며 "자신이 가장 잘해 왔던 과거 명함을 지켜야 자존감 높은, 활력 넘치는 인생 후반전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원장이 제시하는 20년 젊게 살기 위한 키워드는 '자신감'이다. 은퇴로 인해 한순간에 자신의 모든 사회적 위치에서 내몰린 사람에게 아무리 '마음을 비워라, 욕심을 버리라'고 한들 허무한 공염불일 뿐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우울증에 빠지고, 시들해지고, 생기를 잃기도 십상이다. 남성에게 자존감과 자신감, 생기와 활력은 자신이 지금까지 가장 잘해온 업무, 바로 전문성에서 비롯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명함을 은퇴 후에도 최대한 오래 지키면서 80대까지 '현역'으로, 그리고 '남성'으로 당당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50대 : 제3국가의 언어를 배우자
지금 50~60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마지막 세대라는 엄청난 강점이 있다. 이 원장은 “이 점을 백분 활용해 한창 개발 중인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자”며 “1960~70년대에 선진국인 미국이나 캐나다의 은퇴 노동자들이 국내에 칙사 대접을 받으며 들어와 대기업에게 컨설팅 업무 했던 것을 기억하자”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진출이 가능한 국가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좋은 곳은 현재 다니는 회사의 수출입 업무와 연계돼 있는 나라다. 베트남, 태국 등 개발 중인 나라가 좋다. 이곳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와 익숙해지도록 충분한 현지 조사를 한다. 현지에서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는 바이어와 친하게 교류하자. “지금 이 나이에 무슨 외국어를 배우고 해외로 나가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이 원장은 “경비업, 택시운전 등은 쉬워 보이는가? 이 역시 자존감 하락이라는 더 큰 리스크가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도전하자”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지금 막 50세가 되었다면 대부분 은퇴까지 10년 정도 남았다. 이 정도면 준비 시간은 충분하다.
60대 : 목표는 70%, 나머지는 ‘기대’로 채우자
은퇴 후에 무엇인가 시작했다면 수익률이든, 사회적 위치든 목표는 70%를 잡자. 이 원장은 “좀 편안히 쉬면서 살자는 생각에 이보다 목표치를 낮추는 순간 몸과 뇌는 두세 배 속도로 퇴화한다”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꾸준히 움직이면서 기대감을 가져야 뇌속 행복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돼 젊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대만큼 100% 목표를 잡아서도 안 된다. 무리하게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더 빨리 늙는다. 속도를 늦추고 목표를 낮게 잡더라도 꾸준히 일의 끈을 놓치 않고 기대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3국가에 해외 컨설팅 사무실을 차린 경우라면, 수익은 과거 연봉의 70% 정도면 된다. 아니 그 이하라도 꾸준히 성장한다는 생각과 기대감을 스스로 가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70대 :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
누구나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봉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지름길이다. 70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나는 물론 남도 행복해지는 봉사를 실천해 보자. 친절한 행동을 하고, 만나는 사람 누구나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분비되고, 미주신경이 활성화돼 젊어지고 건강해진다. 고아원 같은 곳을 찾아 몸으로 봉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행복을 빌어 주고, 자리를 양보하고, 힘든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일 등으로 충분하다.
80대 : 제2의 중년, 설렘을 회복하자
‘80대에는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미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남자나 여자나 별 차이 없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 20년 젊게 살려면 남성은 남성답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일명 ‘설렘 호르몬’인 EPA호르몬은 여전하다. 50세부터 인생 후반전이라고 하면, 100세 시대에 80대는 제2의 중년이자 전성기다. 인생의 멋을 아는, 여유 있는 제2의 진짜 중년을 즐기면 된다. 아내도 좋고, 친구도 좋다. 멋진 이성을 만나 우아하고 멋있게 차 한잔, 와인 한잔 할 수 있고, 이때 설레는 마음이 들면 된다. 그러려면 밋밋한 할아버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맞는 패션 아이템으로 멋을 낼 줄 알아야 한다.
More Tip 이시형 원장의 Young Life
1 책 : 글을 쓰기 위해 공부를 계속하고, 많은 생각을 하면 뇌가 젊어진다. 몸은 뇌의 하수인이다. 뇌가 젊으면 몸도 젊어진다. 지금도 동시에 3권의 책을 쓸 정도로 맑고 성성한 뇌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2 스카프 : 이시형은 스카프를 애용한다. 브이넥 옷은 절대 입지 않는다. 소위 ‘나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하는 목주름을 가리는 동시에 멋스러운 패션 아이템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강연이 많은 그의 목을 보호하는 데 스카프는 매우 중요하다.
3 봉사 : 수많은 강의에서 받는 강사료와 책을 통해 얻는 수입 등은 모두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쓴다. 자신이 조금 더 가지려고 욕심내지 않는 것, 많은 사람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다시 돌아와 그를 행복하고, 젊게 만든다고.
Mini Profile 이시형 원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다. 경북대의대를 졸업하고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세로토닌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세로토닌하라》, 《이시형처럼 살아라》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