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포커스] 자외선 각막염
이 가족은 "날씨가 흐렸고 햇빛이 난 시간은 아주 짧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자외선은 수면(반사율 100%)을 비롯해 모래 등에서 반사가 잘 되기 때문에 바닷가나 강가에서는 날이 흐리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자외선은 속눈썹이 어느 정도 막아주지만, 난반사되는 자외선은 막기가 더 힘들기 때문에 눈 화상을 입기 쉽다.
얼굴에서 '소형 반사판' 구실을 하는 코의 영향을 보면 반사되는 자외선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외선이 결막변성을 일으켜서 생기는 안과질환인 군날개(익상편)는 대부분이 코 쪽 흰자위에 생긴다. 코가 반사판으로 작용해서 코쪽 결막이 훨씬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군날개는 결막이식 등 섬세한 수술을 해야 제대로 제거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한 동네에서 반사판을 쓰는 과수원을 하는 주민들이 모두 군날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을 만큼 반사광은 눈에 해롭다.
휴가지 바닷가의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자외선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챙이 넓은 모자가 50%, 선글라스 등 자외선 차단안경이 70% 정도의 자외선을 차단한다. 자외선 차단 콘택트렌즈는 99% 이상의 차단률을 보이지만, 콘택트렌즈 주변의 결막부위(흰자위)는 그대로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눈을 감싸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고글의 자외선 차단률이 가장 좋다. 선글라스 렌즈의 색이 짙어진다고 자외선 차단이 더 완벽해 지는 것은 아니므로, 자외선 차단 코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휴가지에선 백사장에서 뛰어다니는 어린이가 파라솔 아래에서 쉬는 부모보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다. 18세까지의 자외선 노출이 평생 노출량의 25%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으니, 휴가지에 데려간 자녀는 꼭 모자를 씌우고 필요에 따라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쓰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외 활동이 적을수록 근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자외선이 두렵다고 어린 자녀의 실외 활동을 무조건 줄이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