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참 쉽고 간단한 글쓰기 힐링법

취재 이태경 기자 | 사진 조은선 기자

내 마음이 들리니?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노력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써야 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힐링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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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된다

글쓰기는 여러 모로 손쉬운 힐링법이다. 특별한 장소, 특별한 준비물, 특별한 시간은 필요 없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된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쓰는 글이 아니니 맞춤법이나 내용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그저 백지를 마주하고 머릿속 의식의 흐름을 대면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글쓰기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황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친구다. 나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동시에 그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 힐링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일상의 작은 변화를 갖고 싶다면 다음에서 제안하는 글쓰기를 해보자.

써보자 1

아침을 여는 모닝 페이지

모닝 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 본격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쓴다. 내용은 오로지 의식의 흐름을 따라 쓰는 것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 그 생각의 꼬리를 물고 드는 생각,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두서 없이, 번호 매김 없이 적으면 된다.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의 저자 줄리아 카메론은 30분 정도 시간을 내 되도록 많은 생각의 흐름을 써보라고 권유한다.

오늘 아침에는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었네 / 아침에 나오면서 옆집 사람을 만났는데 인사는 하지 못했네 / 강아지 사료 사는 걸 깜빡했네 / 내일은 사촌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야지 / 어제 회의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아… 등

어떤 내용이든, 일의 시간적 순서나 사건 중요도는 상관 없다. 우리는 스스로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내적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다. 내가 모르던 감정이 어디선가 튀어나올 때가 그 예다. '모닝 페이지'는 자기 자신의 목격자가 돼 내 머릿속을 확인하는 일이다. 머리와 가슴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을 비우는 동시에 생각지 못한 해답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 결과 더 나은 하루로 만든다.

써보자 2

행복 목록 만들기

여유 있는 시간을 마련해 자신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예를 들어 향초를 피우고 욕조 목욕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거다. 그렇게 몸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머릿속으로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또는 최근에 나를 행복하게 만든 일들을 떠올려본다. 1부터 숫자를 매겨 가며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나를 행복하게 만든 특정 상황을 목록으로 만들어 본다.

1 저녁 노을, 2 아이의 웃음소리, 3 남편과의 데이트, 4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5 어머니의 김치찌개 ,6 아침 운동, 7 새로 산 구두, 8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서 이틀 전에 연락 온 일, 9 아이의 성적이 오른 것 등등

시간이 허락하는 한 목록을 길게 써보자. 최소 10~20가지 목록을, 길면 50까지 숫자를 매기고 써보자. 행복 목록을 작성하면 새삼 행복이 얼마나 단순한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깨닫는다. 행복 목록은 우울감이 찾아올 때 우울한 기분을 차단해 주는 효과도 있다. 행복한 일을 나열하는 단순한 행동으로 우울한 기분을 떨치고 긍정적인 기분을 불러낸다.

써보자 3

하루를 마감하는 이브닝 노트

매일 밤 자기 직전 10분 동안 써보자. 펜으로 간단한 문장 몇 개를 쓰면서 그날 하루를 되돌아본다. 포인트는 후회나 불만 섞인 어투를 쓰지 않고, 애정 어린 말투로 쓰는 것이다.

오늘은 일하기가 힘들었지만 나름 성과가 있었어 / 그와 전화 통화할 때 마찰이 생길 뻔했지만 어쨌든 잘 대처했어 / 오늘까지 연락 준다던 친구의 연락을 못 받았네…

질문 형식으로 쓰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그와의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처럼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해답을 구한다. 단, 답변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고 잠자리에 들자. 잠들기 직전 어떤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져 숙면에 방해받는다. 해답은 다음날 아침 모닝 페이지를 쓸 때 떠오를지도 모르니, 잠들기 직전에는 질문만 던져 놓자. 자신의 하루를 세세하게 묘사하면 그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동시에 지나칠 뻔한 소소한 행복을 소중하게 돌아볼 수 있다.

써보자 4

소망 목록 만들기

가끔 삶의 중심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가 요즘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 삶의 방향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런 기분이 들 때 갈피를 잡아주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펜을 들고 종이에 1~25까지 숫자를 쓴다. 그런 다음 '나는 ~ 하기 바란다' 또는 '~하면 좋겠다'는 형식의 문장 25개를 완성한다. 먼 미래에 이루어지기 원하는 일보다는 목록을 쓰고 있는 그 시점에 자신이 바라는 일을 적는다. 소망은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에서 그보다 큰 것까지 다양할수록 좋다.

1 나는 매일 저녁 운동할 짬이 생겼으면 좋겠다. 2 이번 달엔 지출이 좀 줄면 좋겠다. 3 이번 주말에 나들이를 가면 좋겠다. 4 내년에 이사를 가면 좋겠다. 5 새로운 립스틱 컬러를 구입하고 싶다. 6 집안 대청소를 하면 좋겠다…

시간을 길게 잡고 쓰면 오히려 신중해져서 25개를 채우기 버겁다. 되도록 빠른 속도로 생각나는 대로 25개 문장을 쓰자. 소망 목록을 적고 그것을 눈으로 보는 것은 생각보다 강한 힘을 발휘한다. 소망 목록을 눈으로 보며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었는지 확인하자. 그러고 나면 잠재의식은 그것을 이루려고 그것을 향해 행동하게 만든다. 소망 목록에 날짜를 함께 써놓고 보관했다가 다음 소망 목록을 쓸 때 확인하면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것. 소망 목록은 한 달에 한 번 또는 삶의 방향 감각이 떨어졌다 싶을 때마다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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