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손 습진 가볍게 여기면 우울·불면 등 삶의 질 떨어져"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6/19 09:00
노영석 접촉피부염학회장
"손 씻은 뒤 보습크림 바르고 면장갑·비닐장갑 함께 껴야"
접촉피부염및피부알레르기학회 노영석 회장(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사진)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치료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질병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삶의 질 저하를 많이 겪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접촉피부염및피부알레르기학회에서 전국 13개 대학병원을 찾은 만성 손 습진 환자 353명을 조사했더니, 76.2%가 "대인관계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고, 69.4%는 "만성 손 습진 때문에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게 수면장애로 이어져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55.8%였다.
노영석 회장은 "만성 손 습진을 가볍게 여겨 치료를 안 받아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손을 씻은 뒤 3분 이내에 보습 크림이나 연고를 바르고, 세제 등 화학제품을 쓸 때 면장갑과 비닐장갑을 함께 착용하는 등 생활 습관을 조금만 고쳐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만성 손 습진으로 인한 삶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경우 손 습진이 심하면 직장에 나가지 않아도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노영석 회장은 "손 습진이 심해 피부가 갈라지거나 손톱이 벌어지면 악수를 하거나 도구를 잡는 등 기본적인 작업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을 계속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바르는 약보다 먹는 약이 훨씬 간편하다. 최근에는 3개월간 복용하면, 60% 정도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진 약도 나왔다. 이 약은 레티노이드 제제로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9월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한편 접촉피부염및피부알레르기학회는 만성 손 습진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려주기 위한 무료 강좌를 열고 있다. 강좌 일정은 전남대병원 20일, 경북대병원 26일, 서울대병원 7월 1일, 부산대병원 7월 4일, 삼성서울병원 7월 16일이다.
강좌에 참석하면 추첨을 통해 알레르기 검사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