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잦은 사우나·카페인 과다 섭취, 정자 생성 줄인다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5/29 09:11
부부 10쌍 중 3쌍이 난임
나쁜 생활 습관 탓 매년 증가, 질병 없어도 정자의 질 낮아
검사 결과 남편의 정자 수가 적은 게 문제였다. 하지만 정자 수가 왜 적은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김씨 부부처럼 아이를 갖고 싶은데도 임신에 실패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1년 이상 임신 노력을 기울이고도 실패한 여성이 2009년 26.2%(20~44세, 1399명 조사)에서 2012년 34.9 %(15~49세, 1047명 조사)로 늘었다.
특별한 질병이 없이 정자의 질이 떨어진 남성의 정자를 보면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있거나 ▷정자의 수가 너무 적거나 ▷정자가 난자로 곧바로 향하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거나 비틀거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자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잘못된 생활습관·오염된 생활환경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1시간마다 1분 정도라도 의자에서 일어나 고환 주변에 통풍이 되도록 해야 한다. 꽉 끼는 옷도 입지 말아야 한다. 사우나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안 하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팀에 의하면, 젊은 남성 10명에게 3개월간 1주일에 두 번씩 15분간 사우나를 시켰더니 정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탄산음료·콩=덴마크 릭스호스피탈렛병원의 조사 결과, 하루에 콜라를 두 캔(1L) 이상 마시는 남성의 정자 수가 그보다 덜 마시는 사람보다 30% 정도 적었다. 연구팀은 콜라의 카페인 성분이 성호르몬 작용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원돈 원장도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정자 운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커피를 하루 세 잔 이상 안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콩은 남성호르몬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질 좋은 정자 생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일 햄버거 반개 분량의 콩을 먹은 남성의 정자 수가 콩을 전혀 먹지 않은 사람보다 40%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휴대전화·자전거=휴대전화 전자파도 정자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클리닉 연구팀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고환 주변에 놓고 통화를 한 결과 전자파에 의해 정자의 운동성과 생존력이 낮아졌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면, 고환 주변에 압박이 가해져 정자 생성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코르도바의대 연구 결과 사이클 선수들의 정자의 질이 같은 나이대 일반 남성들에 비해 10% 정도 낮았다. 연구팀은 "자전거를 탈 때는 10분마다 페달을 밟고 일어서서 성기 주변의 압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스트레스=흡연은 난자와 결합하는 정자의 능력을 떨어뜨리고, 말초 혈관을 위축시켜 발기부전을 야기할 수 있다.
분당제일여성병원 백은찬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속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이 증가한다"며 "이것이 정자의 모양이나 활동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