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약 안 듣는 만성 전립선염… 근육 주사 한 방으로 효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5/29 09:08
1년간 약 먹어도 치료율 17%… 주사 찔러 뭉친 근육 풀어주고 스트레칭 같이 하면 효과 지속
만성 전립선염은 세균 감염 등 뚜렷한 원인은 없는데 사타구니 주변에 통증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질환이다. 소변 검사 등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급성전립선염 혹은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과 다르다. 만성 전립선염은 남성의 2~14%가 앓고 있으며,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 병원에서는 주로 진통제나 항생제를 처방한다.
◇주삿바늘로 근육 끊어 재생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철 교수팀은 만성 전립선염 환자 21명의 골반 주변 근육에 '근막 유발점 주사(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어 딱딱하게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를 놓았다. 주사 한 번만 놓았는데도 만성 전립선염 증상 점수(NIH-CPIS)가 20.2점에서 12.5점으로 감소했고, 통증 점수(VAS)도 6.3점에서 2.9점으로 내려갔다.
주사 한 대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가벼운 상태로 호전된 것이다. 또 21명의 환자 중 19명은 더 이상의 주사 치료가 필요 없다고 느꼈다.
근막 유발점 주사는 실타래처럼 꼬여 있는 근육을 주삿바늘을 통해 일시적으로 끊는 것인데, 근육이 잠시 끊겼다가 곧바로 재생되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상철 교수는 "주사 후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를 꾸준히 하면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토록 했더니 효과가 3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만성 전립선염 환자 88%가 골반 주변의 근육을 눌렀을 때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그 조사와 이번 임상 결과를 종합하면 만성 전립선염의 상당수는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생기는 근막통증증후군의 일종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됐다.
◇약 효과 없고 사타구니 압통 심하면 시도
만성 전립선염은 치료를 위해 불필요하게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뇨기학저널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만성 전립선염 환자 488명이 1년간 약(항생제, 진통제 등)을 복용했는데 치료율은 17%에 불과했다. 이 교수의 조사 대상 중 20년 동안 만성 전립선염을 앓고 3년동안 동네 비뇨기과에 다니며 진통소염제와 항생제를 복용한 54세 직장인도 있었다.
이 교수는 "상당수의 환자가 근육이 뭉쳐 만성 전립선염으로 진단받는 것이므로, 약 복용으로 효과를 못 본 환자들은 근막 유발점 주사와 스트레칭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