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훈련만 하면 남자가 여자 목소리 낼 수 있어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3/02/22 09:30
최근 영화 ‘레미제라블’의 OST를 한 남자가 영화에 출연한 배우 9인의 목소리로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튜브 스타인‘닉 피테라(25세)’는 영상에서 낮고 굵은 음역대의 ‘자베르’부터, 부드러운 목소리의 판틴 그리고 높고 가는 음역대의 여자 아이 ‘코제트’까지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영상 편집을 통해 9명의 배우가 화음을 맞추는 듯한 합창곡을 선보이며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굵은 저음의 남성이 아름답고 높은 여성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과거 ‘거세’라는 신체적 변화를 통해 사춘기 전의 음성을 유지해야 가능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변성을 거친 남성도 고도의 훈련을 통해 여성의 음역대인 높은 소리를 낼 수 있다. 성악의 한 장르인 카운터테너가 비슷한 원리다. 카운터테너는 변성된 음성과 가성을 모두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이 높은 음역대 가능한 이유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성대 구조를 갖고 있다. 성대의 길이와 두께가 달라 음역대에 차이가 있다. 남성의 평균적 성대 길이는 약 17~24mm이며, 여성은 13~17mm로 성대 길이가 더 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낮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남성과 여성, 각기 다른 길이의 성대를 지니고 있어서 사람은 각자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상태의 목소리 주파수를 갖고 있다. 보통 남성의 경우 100~150Hz, 여성의 경우 200~250Hz인데 이를 기본 주파수라 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성대의 길이가 길고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가진다. 이는 현이 길고 굵은 악기가 낮은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남성과 여성의 성대 구조와 주파수가 다른 만큼 자신에게 맞는 음역대가 있는데, ‘닉 피테라’처럼 저음의 목소리부터 가늘고 높은 여자 아이의 목소리까지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카운터테너처럼 고도의 훈련을 통해 여성 음역대의 높은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며, “카운터테너는 가성으로 소프라노의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성악가로 정상적으로 변성을 거친 남성이 가성만을 이용해 노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카운터테너는 사춘기 이후 가성을 훈련해 알토의 음역을 노래하는 것이다. 거세를 통하지 않고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비결은 팔세토(가성) 창법이다. 팔세토는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소리로 호흡으로 받쳐서 소리를 머리로 띄워 올린다. 후두와 성대근육의 훈련으로 가성 발성과 공명을 통한 창법을 익혀 여성의 음역대에 가까운 목소리가 가능한 것이다.
◇음성 성형수술로 ‘천상의 목소리’ 가능
여성이 아닌 남성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감동을 받는다. 과거에는 이러한 천상의 목소리를 얻기 위해 성 정체성의 포기라는 값비싼 희생이 따랐다. 남성이 여성의 음역대를 노래하는 카스트라토는 ‘신의 목소리’라 불리며, ‘여성이 낼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라고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목소리를 위해 성 정체성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김형태 원장은 “고도의 훈련을 통한 방법뿐만 아니라 의학적 발달로 남성 역시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간단한 음성 성형수술을 통해 남성의 성대와 후두를 여성의 크기로 바꿔주면 남성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의학의 발달은 거세 없는 카스트라토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