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성 황반변성 새 치료법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고형준 교수는 "이씨는 안구를 채우고 있는 겔 형태의 유리체와 카메라의 필름 구실을 하는 망막이 서로 들러붙어 있어서 항체주사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라며 "안구에 가스를 넣어서 유리체와 망막 사이를 벌어지게 한 다음 항체주사를 놓으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국내 65세 이상 13%가 앓는 병으로, 노년층 대표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황반은 망막의 가장 안쪽 중심부에 있는 신경 조직인데, 나이가 들면 황반이 잘 변성된다.
황반변성은 병의 진행 속도에 따라 건성(90%)과 습성(10%)으로 나뉘며, 진행이 빠른 습성일 때 실명까지 된다. 습성일 때는 항체주사가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문제는 항체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없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20~45%나 된다는 것이다. 고형준 교수는 "항체주사 효과를 못보는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망막 촬영을 했더니, 유리체와 망막이 들러붙어 있었다"며 "유리체와 망막이 유착됐을 때 항체주사의 효과가 왜 떨어지는지 아직 명확하진 않았지만 유착을 없애준 다음 항체주사를 놓으면 모두 시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고 교수팀이 항체주사 치료의 효과를 못봤던 12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특수 가스를 안구에 넣어 유리체와 망막을 떼어놓았더니, 항체주사 치료 1년 뒤 평균 시력이 0.2에서 0.4로 좋아졌다. 안구에 가스를 넣는 시점은 첫 항체 주사를 놓기 전이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