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꼿꼿한 허리 튼튼한 관절] (19) 신경포착증후군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손바닥 저린 증상… 손으로 가는 신경, 근육에 눌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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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52세 남성 김모씨는 오른쪽 손가락 끝이 저리고 터질 것 같아 잠을 자기 힘들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팔꿈치 통증에서 시작해 새끼손가락까지 저리고 땅겨서 견디기 힘들었다. 주위에서 목디스크 증상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아왔는데, 검사해 보니 목디스크가 아닌 척골신경이 눌리는 주관증후군이었다. 손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팔꿈치 근육과 인대에 의해 눌려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김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질환이라며 걱정했지만, 두꺼워진 근막을 간단히 풀어줘서 완치됐다.

이처럼 팔이나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중간의 관절 부위에서 근막이나 인대에 눌려서 팔이나 다리가 저리는 신경 압박증상을 신경포착증후군이라고 한다. 팔목, 팔꿈치, 발목에서 흔히 생긴다.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은 가장 흔한 신경포착증후군으로, 팔을 따라 손으로 내려가는 정중신경이 팔목에서 눌려 발생한다. 손바닥이 저리고 터질 것 같으며, 밤에 증상이 심해진다.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다.

네 번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으로 가는 척골신경이 팔꿈치 부위에서 두꺼워진 근막에 의해 눌리면 주관증후군이 생긴다. 어려서 팔꿈치 골절을 당하면 팔꿈치가 변형돼 신경을 누르기도 한다. 주로 새끼손가락을 따라 저린 증상이 나타나며, 신경마비까지 오면 주먹을 쥐기 힘들 정도로 힘이 빠지고, 손 전체가 말라 반대쪽 손보다 작아 보인다. 또, 발바닥으로 가는 경골신경이 발목의 안쪽에서 눌리면 발바닥이나 발뒤꿈치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족근관증후군이라고 한다.

엎드려서 허리 수술을 받거나 다리 골절로 깁스를 했다가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허리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엎드리면 허벅지로 내려가는 신경이 골반뼈와 수술대 바닥에 의해 일시적으로 눌릴 수 있는데, 그러면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저리고 쑤시는 통증이 생긴다. 대퇴부까지 올라가는 긴 깁스를 할 때 딱딱한 깁스가 오금뼈 사이의 신경을 압박하면 엄지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눌릴 수 있다. 깁스를 하고 나서 다리가 저리기 시작하거나, 엄지발가락이 뒤로 젖혀지지 않거나, 제대로 힘을 줄 수 없으면 깁스를 교체해서 신경을 풀어줘야 한다.

이런 압박성 신경질환은 당뇨병·갑상선질환·알코올중독이 있으면 말초신경 변화가 쉽게 오기 때문에 신경포착증후군에 더 취약하다. 신경포착증후군은 원인만 제거하면 쉽게 낫는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쓰며, 근전도검사에서 신경 변화가 확인되면 신경감압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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