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수록 적극적으로 건강 챙겨야
남녀에 관계없이 독신자의 수명은 기혼자보다 짧다. 노르웨이 국가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률은 독신자가 30% 정도 높다. 30대 독신자보다 40대, 50대, 60대 독신자의 상대 위험도는 각각 21%, 33%, 61%로 증가한다. 독신 남성 사망률은 1970년대 전반에는 기혼자보다 18% 높았지만, 이런 상대 사망률은 계속 상승해 2000년대 후반에는 35%에 달했다.
응급 상황 때 빠른 대처가 필수적인 심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의 경우, 독신 남성 사망률이 기혼 남성보다 2.5~3배 높다는 일본 연구 결과도 있다. 필자가 지난해 여름 방문했던 미국 대학병원의 암 전문의는 "더 이상 고통을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것이 미국 독신 환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대가족 사회에서는 독신 성인이 부모 형제와 함께 살거나 가까이 살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멀리 떨어져 혼자 생활한다. 결혼했다가 이혼 혹은 사별한 경우 여성보다 남성이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높은데,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결혼 여부가 사망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관계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단체 생활을 하는 승려나 수녀가 일반인보다 수명이 더 길다는 점이 방증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전 연령대에서 1인 가구가 계속 늘고 있다. 이런 독신자 증가 추세는 병원에도 반영돼, 보호자 없는 환자가 늘고 있다. 부작용이 심한 항암치료를 혼자 받으러 오는 외래환자, 찾아오는 가족이 없는 입원 환자가 필자의 병원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더 철저하게 건강하게 살기 위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 건강 검진을 빠뜨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라도 가족이나 지인을 꾸준히 만나야 한다. 가까운 주변 사람이 독신자의 건강 이상을 발견하고 진찰받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울러, 누구나 혼자 사는 부모님이나 친지, 이웃의 건강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