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끊어질듯 아파도 MRI에 안나온다면 의심해봐야
김 할머니처럼 척추관협착증 증상은 있지만 MRI까지 찍어도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체위성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체위성 척추관협착증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만 신경 통로가 좁아져서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서 있거나 걸을 때, 몸의 하중이 척추로 내려가 척추 신경을 눌러서 생긴다. 따라서 눕거나 앉아 있을 때에는 증상이 없다.
젊은 사람의 척추 연골이나 인대는 수분이 80% 이상을 차지해 탄성이 충분하다. 그래서 일어서도 척추가 정상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수분 함량이 떨어지면 탄성이 없어지므로, 서 있거나 걸을 때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체중에 눌려 좁아지거나 어긋나서 신경을 압박한다.
체위성협착증은 5번 척추와 골반 사이의 요추 5번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에 많이 생긴다. 이쪽 신경이 압박되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고 발목이 아파지며, 심해지면 발바닥까지 무감각해진다.
체위성협착증이 잘 진단되지 않는 것은 환자가 몸을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영상검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엑스레이를 찍을 때 환자를 세워 놓고 허리를 구부렸다 펴도록 하면서 찍는 것은 체위성협착증 진단을 위해서다. 일반적인 MRI는 몸을 움직이는 상태에서 촬영할 수 없다. 다이나믹 MRI는 환자의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찍을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보급되지 않았다. 영상검사로 확실한 진단이 안 되면 신경차단술로 검사한다. 스테로이드와 부분 마취제를 혼합한 약물을 압박된 신경 주위에 주사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므로, 여러 신경에 주사해 보면 어디가 눌렸는지 찾을 수 있다.
진단만 정확하면 치료는 일반 척추관협착증과 동일하다. 초기에는 비수술 보존치료로 충분하다. 이 치료가 듣지 않으면 신경감압술을 한다.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엑스레이 상 변화가 심하지 않으면 최소 절개의 미세감압술로 충분하다. 하지만 변화가 심하면 척추고정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