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암치료 중인 암 환자는 몸 어딘가가 아프거나 간지러우면 우선 대상포진부터 의심해봐야 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대상포진을 잘 유발하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의 대부분이 어릴 때 알게 모르게 수두를 한 번이라도 앓아서 수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며 "암 환자가 항암치료 중 대상포진에 쉽게 걸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반인보다 대상포진이 피부 여러 곳에 생길 위험이 높고 여러 번 앓을 가능성도 크다.
대상포진은 통증이나 가려움이 시작된 지 1~2주 이내에 붉은색 반점이 나오고, 물집이 잡힌다. 나정임 교수는 "아프거나 간지럽기 때문에 손으로 자극해서 피부가 붉어진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며 "피부에 얼룩말처럼 띠 모양 반점이 생기면 대상포진 가능성이 있으니 동네 병원에라도 가서 즉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에 걸릴 위험을 낮추려면 초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 교수는 "1주일 동안 일반인의 2배 용량으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기만 하면 대상포진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