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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는 항암치료 중 띠 모양의 반점이 생기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방암 환자 이모(48)씨는 요즘 대상포진후신경통(대상포진을 앓은 뒤 생긴 신경통)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항암치료 중 등줄기를 따라서 톡톡 쏘고 찌르는 통증이 나타났는데, 파스만 붙이며 일주일 넘게 버틴 것이 화근이 됐다. 주치의는 "붉은 반점이 등에 띠처럼 생긴 대상포진 초기에 바로 항바이러스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합병증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항암치료 중인 암 환자는 몸 어딘가가 아프거나 간지러우면 우선 대상포진부터 의심해봐야 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대상포진을 잘 유발하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의 대부분이 어릴 때 알게 모르게 수두를 한 번이라도 앓아서 수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며 "암 환자가 항암치료 중 대상포진에 쉽게 걸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반인보다 대상포진이 피부 여러 곳에 생길 위험이 높고 여러 번 앓을 가능성도 크다.

대상포진은 통증이나 가려움이 시작된 지 1~2주 이내에 붉은색 반점이 나오고, 물집이 잡힌다. 나정임 교수는 "아프거나 간지럽기 때문에 손으로 자극해서 피부가 붉어진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며 "피부에 얼룩말처럼 띠 모양 반점이 생기면 대상포진 가능성이 있으니 동네 병원에라도 가서 즉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에 걸릴 위험을 낮추려면 초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 교수는 "1주일 동안 일반인의 2배 용량으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기만 하면 대상포진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