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암 진단 뒤 뼈통증, 물리치료만 하다간 낭패!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12/21 09:17
암 환자는 허리나 팔 다리가 아프다고 물리치료만 받아서는 안 된다. 암이 뼈로 전이될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환자의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상당수가 전이성 뼈암을 생각하지 못하고 물리치료만 받으며 병을 키운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일규 교수는 "전체 암의 50% 정도에서 암이 뼈로 전이되는 전이성 뼈암이 발생한다"며 "2009년 국내에서 발생한 암환자 수가 19만명 정도이니 굉장히 많은 수의 전이성 뼈암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이성 뼈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너무 늦게 발견돼 문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한수 교수는 "전이성 뼈암은 발견이 대부분 늦다"며 "암 환자가 허리 통증이 있다고 할 때 그냥 물리치료나 받으라고 보내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한수 교수는 "한 간암 환자는 상완골(위팔 뼈)에 커다란 뼈 전이가 간암 치료 몇 년이 지난 후 발견됐는데, 이미 굉장히 커져서 수술로 완전 제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이성 뼈암은 발견이 어렵지 않다. 전이성 뼈암을 잘 유발하는 암이 있고, 전이성 뼈암이 잘 생기는 부위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덕분이다.
전이성 뼈암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폐암, 간암, 신장암, 감상선암 등을 앓는 환자에게 다발한다. 한일규 교수는 "암 환자들 사후에 부검한 통계를 보면 유방암 73%, 전립선암 68%, 갑상선암 42%, 폐암 36%, 신장암 35% 정도"라며 "이런 암들이 뼈로 잘 전이하는 이유는 뼈는 혈류가 풍부한 장기인데 이런 암들이 혈류를 타고 퍼지는 혈행성 전이를 잘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특히 전이성 뼈암은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이 호르몬과 관련된 암을 앓는 환자에게 발병 위험이 높다"이라고 말했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호르몬치료를 많이 하는 암으로도 꼽힌다. 김한수 교수는 "뼈로 전이가 잘 되는 암을 앓는 환자는 우선 자신의 암이 뼈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며 "그래야 등이나 허리, 사지 같은 데가 아플 때 뼈 전이를 의심하고 적절한 검사를 해서 조기에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이성 빼암이 잘 생기는 뼈 부위도 있는데, 바로 척추 중 흉추(등)다. 이대호 교수는 "보통 혈액이 많이 가고 나이가 들어도 골수 생성이 잘 되는 부위의 뼈에 종양이 잘 가서 자리를 잡는다"며 "흉추는 혈액이 제일 많이 가는 뼈 부위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전이성 뼈암이 다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 요추(허리), 골반뼈, 대퇴골, 팔다리 순으로 잘 생긴다. 이대호 교수는 "전이성 뼈암이 다발하는 부위는 보통 일어설 때 압박이 가해지는 흉추, 요추, 골반뼈 부위이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어렵지 않다"며 "일어설 때 등이나 허리 골반이 아프면 물리치료·약물치료 등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받아보면서 통증 양상을 관찰하라"고 말했다.
통증 치료를 해도 4주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뼈 전이를 의심해야 한다. 이대호 교수는 "치료를 통해 조금 통증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4주간 통증이 지속되면 암 환자는 뼈 전이를 의심하고 엑스레이를 찍거나 뼈 스캔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일규 교수는 "암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근골격계 통증이 있을 때 전이성 뼈암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최근생긴 근골격계 통증이 점차 악화되면 전이성 뼈암에 대한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