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밥 먹다가 꾸벅 존다면 뇌 세포 줄어드는 기면병일 수도
◇쏟아지는 잠, 게으름 아닌 질병
김군처럼 기면병이 있으면 밤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쏟아진다. ▷갑자기 근육에 힘이 빠지거나 ▷밤에 잘 때 가위에 눌리는 것처럼 마비증상이 오거나 ▷잠이 들고 깰 때 환각을 느끼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기면병은 뇌의 '히포크레틴'이라는 세포가 줄어서 생기는 수면장애다. 히포크레틴이 왜 줄어드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환자는 약 2000명이며, 2006년부터 2010년에 걸쳐 환자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대한수면의학회 자료). 기면병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초등학생부터 20대 초반 대학생에게 많다.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는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 중 60% 정도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사이의 청소년"이라고 말했다.
네 가지 증상이 다 나타나지 않고 낮에 졸리기만 하는 환자도 많다. 앉은 채로 말을 듣거나 공부를 할 때는 더 졸린다. 이 때문에 수업 중 수면부족으로 잠을 자는 학생과 기면병 때문에 졸음이 쏟아지는 학생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전날 푹 잤는데도 벌을 받거나 시험을 치는 도중에, 밥을 먹는 도중에 졸았다면 기면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늦으면 대인기피증도
기면병을 생활습관 탓으로만 보고 치료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 홍승철 교수는 "우울증, 기억장애, 집중력 장애, 학습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면병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와 다수면잠복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면병으로 진단되면 중추신경각성제인 프로비질(성분명 모다피닐) 등을 처방한다. 홍승철 교수는 "약만 먹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좋아진다"고 말했다. 오전·점심시간에 한 번씩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20분 이내로 낮잠을 자고, 밤에는 7~8시간씩 규칙적으로 잠을 자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